400마력 고성능 전기車… 그릴·후드 홈으로 공기저항 확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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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SUV ‘I-PACE’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전기 SUV ‘I-PACE’(사진)는 ‘고성능 전기차’를 표방한다. I-PACE를 직접 몰아 본 소감은 한마디로 “고성능이란 얘기가 허풍이 아니구나”였다.

최근 인천 영종도∼송도 일대 45㎞ 구간에서 재규어 I-PACE SE 트림을 시승해봤다. I-PACE는 고속 주행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줬다. 제원상 I-PACE의 성능은 최고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71.0㎏·m에 달한다. 사실 전기차는 원래 가속력이 뛰어나다. 내연기관 엔진과 달리 전기 모터는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곧바로 최대 토크를 낼 수 있다. 그런데 I-PACE는 이런 전기차의 특성에 유체역학까지 더했다.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리 I-PACE에는 재규어 내연기관 SUV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유사한 그릴이 달려 있다. 디자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홈이 패어 있다. 그리고 후드에도 움푹 파인 곳이 있다. 그릴 홈으로 들어간 공기가 후드 홈으로 빠져나와 차체 지붕을 타고 흘러가며 공기저항을 줄인다. 레인지로버에서나 볼 수 있던 ‘자동전개식 플래시 도어 핸들’도 재규어 최초로 적용됐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문 손잡이가 저절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역시 공기저항을 줄이는 장치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체감 효과가 확실했다. ‘마이(My) EV’ 메뉴에서 회생제동 수준을 ‘높음’과 ‘낮음’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 ‘높음’으로 설정하고 달리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뒤에서 세게 차를 잡아당기는 것처럼 속도가 확 떨어지면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I-PACE에는 90kwh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완전 충전 시 국내 인증 기준으로 333㎞를 달릴 수 있다.

전기차는 조용하다. 특히 저속에서는 거의 소리가 나지 않아, 시각장애인 등 교통안전에 취약한 보행자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 이에 I-PACE에는 20㎞ 미만 주행 시 전면 그릴 뒤쪽에 있는 스피커에서 경고음을 내보내는 ‘AVAS’(소리 경보 시스템)가 탑재됐다. 그밖에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탑승객이 내릴 때 다가오는 차량이 있는지 알려주는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 사각지대 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다만 조향 보조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속도 및 차간 거리 자동 조절)은 SE 트림에 빠졌다. 가격은 SE 트림 1억1040만 원, HSE 1억2470만 원, 퍼스트에디션 1억2800만 원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