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재판부 성토하면서 야당엔 法治 지키라는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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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검찰에 대한 겁박 행위다.”

놀랍게도 여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다. 자기 고백? 그건 아니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60여 명이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항의한다며 대검찰청을 방문하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내놓은 논평이다.

한국당의 검찰 항의 방문이야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과한 측면이 물론 있었다. 60여 명이면 한국당 소속 전체 113명 의원 중 절반 이상 규모다. 더욱이 5시간 가까이 검찰총장 접견실에 머물렀으니 ‘점거’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한국당은 항의 방문을 통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동부지검 환경부 블랙리스트 주임검사가 통제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의 해명도 요구했다. 물론 증거는 없었다. 소속 의원 절반 이상이 모인 이유치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청와대는 대번에 “가짜 뉴스에 기반한 주장”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그럼에도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발언의 주체를 헷갈리게 한다.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까지 열면서 김 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재판부를 성토하고 2심 재판부에 사실상 ‘무죄를 내놓으라’고 압박한 게 민주당이기 때문이다.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또 지난 15일 검찰 개혁 운운하며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연 장본인도 여권이었다. 전략회의는 검찰권 견제를 위한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한 입법 압박이 주요 목적이었다. 이런 게 검찰 겁박 아닌가. 더욱이 지금은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과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여권으로 향하는 시점이다. 민주당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임정환 사회부 기자 yom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