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7.24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28일(木)
“불운과 행운 모인 것이 인생”…절망 속에도 꿈꾸는 희망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레이디 가가 ‘섈로’

“여덟 번 떨어졌다. KBS 4번, MBC 4번. 불합격한 날은 한강대교를 걸었다.” 이 비참한 상황에 감정을 이입해보라. 방송사라곤 달랑 두 군데 있던 시절. “주제를 파악하고 수험표를 강물에 던질까.” 이영자는 그러지 않았다. “언젠간 꼭 방송국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리라.” 살다 보면 웃음과 비웃음은 글자 하나 차이. 식당을 향하며 외치던 노래를 그는 기억한다.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후회는 없어/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임재범 ‘비상’ 중).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 ‘꿈의 공장’ 언저리엔 지금도 수많은 이영자가 줄 서 있다. ‘천국이 마법의 길을 열어주네/구름이 하늘길을 뒤덮을 땐 무지개 길이 나타나지’. 영화 ‘스타 이즈 본’에 나오는 자막이다. 재능과 열정만으로 문이 열릴까. 반드시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곡이 로드 스튜어트의 ‘세일링’(Sailing)이다. 무지개를 향한 애절한 절규가 사무친다. ‘들리나요, 들리나요(Can you hear me, can you hear me)/저 멀리 칠흑 같은 밤을 뚫고(thro the dark night far away)/끝없이 울먹이며 죽어가더라도(I am dying, forever crying)/당신과 함께라면(to be with you)’. 북극성을 바라보며 걷는 소년에게 어른은 말한다. “죽을 때까지 걸어봐. 결코 도달할 수 없을 테니.” 소년은 말한다. “그래도 걷고 또 걸으면 북극성 가까이서 죽을 수는 있겠죠.”

사람들은 동경하고 동정하며(동정받으며) 시간을 죽이지만 정작 힘이 되는 건 동행이다. 그래서 인연이 중요하다.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인연을 이어가려면 밝은 눈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그걸 터득하는 곳을 나는 ‘인생사관학교’라고 부른다. 이 학교의 교훈은 두 줄이다. ‘현실은 객관적으로, 미래는 낙관적으로’. 순차적 수업목표는 관심, 관찰, 관계, 관리다. 풀어쓰면 따뜻한 관심, 예리한 관찰, 인간적 관계, 지속적 관리가 되겠다.

▲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MBC ‘전지적 참견시점’은 스타와 매니저의 ‘관계’와 ‘관리’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영자의 기존 매니저는 긴장한 신입에게 질책 대신 격려의 노래를 들려준다.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잖아/그냥 즐기는 거야/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모두가 처음 서보기 때문에/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모두 다 같은 아마추어야’(이승철의 ‘아마추어’ 중). 결혼식 축가 알바도 해봤다는 후배 매니저는 차 안에서 수줍게 답가를 부른다. ‘외로움에 사무쳐/억지로 몸을 끌고 나와/조용한 카페에 앉아서/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다/왠지 나만 이런 것 같아/더 슬퍼 오면/주변에 심어진 수많은 나무들을 바라봐/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우뚝 서 있잖아’(로이킴 ‘북두칠성’ 중). 뭉클했던 건 그것이 소설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이다.

꿈을 향해 즐겁게 걸어가는 사람들은 그 자체가 희망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려면 안목과 양식이 필요하다. 내 곳간을 채워주는 양식(糧食)이 아니라 삶의 격을 높이는 양식(良識) 말이다. 항해할 때 길잡이가 되는 별이 북두칠성인데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포스터를 보니 일곱 분의 귀여운 할머니들이 북두칠성처럼 서 있고 중간에 이런 말이 씌어 있다. ‘인생 참말로 고맙데이’. 이분들은 아마추어 시인들이다. 시를 쓰는 법이 따로 있나. 시인 되는 법이 정해져 있나. 시를 쓰는 법이란 결국 인간으로 사는 법 아닐까.

지난 24일(현지시간) 열린 제9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시상자로 나온 줄리아 로버츠는 “모든 영화는 우리를 서로 연결시켜 준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연결되지 않고 완성되는 삶이 어디 있으랴. 연결의 가치를 보여준 영화 ‘스타 이즈 본’의 ‘섈로’(Shallow)가 주제가상을 받았는데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사진)는 축하공연에서 다시 관객에게 감동적인 질문을 던졌다. ‘지금 세상이 넌 행복하니?(Are you happy in this modern world)/혹시 더 필요한 건 없니?(Or do you need more)’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 많이 본 기사 ]
▶ “일본놈들 발광에 아무 말 못한 文…그대야말로 친일파”
▶ 김성태 “남부지검장, 생을 달리한 故정두언 수사”
▶ “파리 ‘누드 공원’, 파리꾀듯 관음증·노출증 환자로 몸살”
▶ “만지고 끌어안고”…보험사 여직원들, 강제추행 팀장 고소
▶ 이태임 남편 주식사기 혐의 구속…은퇴 후에도 시련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민경욱, 페북에 “미친 또라이 일본놈들” “선대인 친일파”“한 나라 대통령이나 되는 분께서 그러시면 되겠는가”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mark김성태 “남부지검장, 생을 달리한 故정두언 수사”
mark“만지고 끌어안고”…보험사 여직원들, 강제추행 팀장 고소
“겨울옷 안사야 유니클로 타격”…정교해지는 日제..
러시아 “기기 오작동… 영공침범 의도 없었다”
구급차 절도·4세아 운전… 대박에 눈 먼 유튜버들
line
special news 이태임 남편 주식사기 혐의 구속…은퇴 후에도 ..
탤런트 이태임(33)의 남편 A(45)가 구속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A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line
침범한 중·러, 억지주장 日, 방관하는 美… 열강의 ..
5년전 이어… 정주영회장,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靑, 개각 앞두고 전열 정비… 장관급 9명 검증작업..
photo_news
“파리 ‘누드 공원’, 파리꾀듯 관음증·노출증 환..
photo_news
6살 유튜버 보람이 가족회사, 95억 청담동 빌딩..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소헌왕후 정신적 外傷 극복 비결은, 외조부 큰 사랑·남편 세종..
[인터넷 유머]
mark혼전계약서 mark음양의 법칙 등
topnew_title
number 한국당 총선 필패론
마동석·청각 장애인…마블의 영리한 캐스팅
‘프듀’ 투표 조작의혹에… 뿔난 팬들, 변호사..
17세 소녀 시신 사진, 인스타그램에 20시간..
오승환, 콜로라도서 방출 위기… 삼성 복귀..
hot_photo
조수애·박서원, 2세 안고 행복한..
hot_photo
“시야 가리지마라”…129억 내고 ..
hot_photo
쯔양, 학교폭력 의혹 해명 “내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