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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05일(火)
한·미 훈련 폐지 합리화는 국민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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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균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 연구소 부소장

우리 안보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었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이 폐지됐다. 키리졸브는 이름을 바꿔 ‘동맹’이라고 부르고 기간을 반으로 줄여 1주일간만 하기로 했으며, 독수리연습은 아예 폐지하고 대대급의 소규모 전술훈련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 사실들을 놓고 보면 철저히 북한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조치임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우선, 키리졸브의 기간 축소에 있다. 지휘소 내에서 시뮬레이션 위주로 하는 키리졸브는 북한의 남침을 전제로 신속하게 미군 전력이 한반도로 증원해 들어와 방어한 다음, 반격에 나서 통일을 이루는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첫 1주일은 방어를, 다음 1주일은 반격을 연습하게 되는데, 그 기간을 줄여 반격작전 연습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북한에 들어가는 훈련은 않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독수리연습은 아예 폐지된 점이다. 이 훈련은 통상 한국군 30만과 미군 2만∼3만 명이 합동으로 기동훈련을 한다. 키리졸브를 통해 도출된 데이터가 실제로 현장에서 구현되는지를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30만 명 이상의 한·미 연합군이 육·해·공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손발을 맞춘다. 훈련 중 방향을 바꿔 북으로 진격할까 봐 독수리연습을 할 때는 북한군도 비상경계를 발동하는 등 바싹 긴장한다.

이런 식이라면 여름에 실시하는 전면전 대비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겨울에 실시하는 작전계획 반영 공군 훈련인 ‘비질런트에이스’도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우리 군은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인 ‘작계 5027’이나 ‘작계 5015’를 연습해 볼 기회가 없어졌다. 한국군은 반격을 통한 통일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무기 체계의 변화가 있고, 지휘통신 체계도 발전돼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20세기 이전의 전쟁은 전투원의 기량과 단위부대의 능력이 승패에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21세기는 육·해·공은 물론 우주까지 하나로 묶는 데이터링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유기적인 작전을 통해 전력의 시너지효과를 끌어낸다.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군을 현대화하는 중이다. K2전차와 아파치 공격 헬기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군의 조기경보기는 F-15K 전투기 및 해군의 이지스함과도 연동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협동전투를 한다.

이런 것들은 육·해·공을 망라하는 대규모 훈련에서 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규모 훈련에서는 타 군은 고사하고 타 부대와도 네트워크를 못 해보게 된다. 그런데 국방부는 “지휘통신 체계 발전” 운운하며 일반 국민을 기만하려 한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개혁 2.0을 진행하며 인구절벽임에도 복무기간을 단축하며 병력을 더 줄이겠다면서 동원한 논리는 ‘강하고 실전적인 훈련을 통한 전력 극대화’였다. 그런데 실전훈련의 극단인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와 폐지는 그 논리도 완전히 뒤집는 결과다.

이번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해 준 계기다. 결국, 강력한 제재 압박으로 더는 경제가 버티기 힘들고, 군사력을 포함한 레짐 체인지 가능성이 임박함을 느낄 때 김정은은 핵을 포기할 것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한 한·미 동맹의 결속력 속에 강한 연합 군사훈련이 북한의 비핵화와 통일의 가능성을 키우는 것임을 인정하고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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