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G 선수단이 비가 내린 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 실내 훈련장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 궂은 날씨…속타는 구단
LG, SK 실내 훈련장 빌려
가볍게 연습…아쉬움 달래
KIA, 5경기 못해 감각 ‘뚝’
“비가 훼방… 올해가 처음”
삼성 프런트 음주운전 적발
어수선한 분위기에 ‘걱정’
일본 오키나와에 프로야구 6개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오키나와가 전지훈련지로 인기를 누리는 건 기후가 좋고, 특히 우기가 끝나는 2월부터는 비가 내리지 않아 연습경기 등으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비가 심술을 부린 탓에 예정됐던 연습경기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사령탑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6일에도 오키나와엔 비가 내렸다. 류중일 LG 감독은 퍼붓는 빗줄기를 향해 “아이고, 야속하다, 정말 야속해!”라고 푸념했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12일부터)를 앞두고 실전감각을 다듬어야 하는데, 비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면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LG는 이날 한화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오키나와에서 실내훈련장을 갖춘 구단은 삼성과 SK뿐. 나머지 LG, 한화, KIA, 롯데는 비가 내리면 ‘강제휴식’에 들어가야 한다. LG는 다행히 이날 SK의 양해를 얻어 실내훈련장에서 가볍게 훈련을 소화했다. LG는 오키나와에서 7차례의 연습경기를 계획했지만, 벌써 3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일본기상청에 따르면 오키나와엔 8∼9일에도 비가 내린다.
가장 큰 ‘피해자’는 KIA다. KIA는 오키나와에서 13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5경기를 날렸다. 지난 5일엔 삼성과 ‘합의’, 9이닝이 아닌 12이닝짜리 마라톤 게임을 펼쳤다. 비로 취소된 연습경기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KIA 관계자는 “오키나와에서 비가 훼방을 놓기는 올해가 처음”이라면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투수는 스프링캠프에서 서서히 구속과 구위를 높인다. 그리고 타자는 연습경기를 통해 투수의 구속과 구위에 적응한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시범경기, 그리고 정규리그에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KIA의 에이스 양현종은 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올해 처음 실전투구를 펼쳤다. 양현종은 5회 말 등판, 2이닝 동안 1안타를 내주고 1실점했고 최고구속은 144㎞였다. 합격점. 하지만 양현종이 오키나와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란 비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스프링캠프는 새 시즌의 밑그림을 그리는 곳이다.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그해 농사는 풍년이 될 확률이 무척 높다. 그런데 비가 심술을 부리고, 또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삼성 운영팀 직원이 지난달 중순 동료 3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숙소까지 운전하다 오키나와 현지 경찰에 적발돼 3일 동안 구금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은 그 직원을 곧바로 귀국 조치했고, 감봉 6개월 및 진급 대상에서 누락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삼성은 동승한 지원조 직원들은 엄중하게 경고 조치했다.
앞서 호주 1차 스프링캠프에서 LG 일부 선수가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 카지노 파문이 커지자, 각 구단은 일본 파친코 출입 금지령을 내리는 등 단속을 강화했지만, 이번엔 프런트가 말썽을 빚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삼성 관계자는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프런트의 업무인데,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프런트의 실수가 선수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오키나와=글·사진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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