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對北 제재 결사 반대한 김연철, 어느 나라 장관 후보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의 국가관과 대북관은 대한민국의 장관 겸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에 합당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김 지명자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공격 및 도발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하면서 대북 지원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실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까지 동의한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해 “제재로는 풀 수 없다”며 사실상 결사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런 식의 입장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더 공고하게 해주고, 과거 도발을 흐지부지 넘김으로써 재발을 부추기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도외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김 지명자는 그동안의 북핵 협상을 “제재로 해결하려다 실패한 역사”라고 규정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는 어느 날 갑자기 단행된 것이 아니고 6차례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 등이 있을 때마다 추가된 것이다. 김 지명자 말대로 제재 아닌 협상과 지원을 했다면, 북한이 비핵화하겠다고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제재가 아닌 자해”로 규정했다.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대한민국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부정하는 것으로도 비친다. 심지어 “사드 배치로 나라가 망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한 핵무기 공격에 무방비로 있자는 주장으로도 들린다. 5·24 제재와 금강산 관광 중단도 그 책임이 천안함 폭침과 대한민국 국민 사살에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인사가 대한민국의 장관이 될 수는 없다. 김 지명자도 이를 의식한 듯 “전문가 때 얘기했던 것이고, 공직자 후보로서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저서 ‘냉전의 추억’에서도 북한에 6·25 남침 및 수많은 도발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상호 이해만 강조하고 있다. 책 표지에는 북한 산업화를 분석해 ‘수령제’ 체제를 갖게 된 기원을 밝힌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돼 있다. 과거 발언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잡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장관 자격은 없다. 국회가 명명백백히 규명해야 할 책임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