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옥상옥에 親정부’ 국가교육委 설치, 원점 재검토해야

교육계 안팎에서 우려해온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방안이 구체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대학 입시 등에 대해 10년 단위 교육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핵심 교육 정책의 방향을 설정·관장할 국가교육위(委)를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로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12일 발표했다. 3월 중 법률안 발의, 상반기 국회 본회의 통과, 하반기 출범 등 추진 일정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고 해서, 그런 식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정권 성향에 따라 교육 정책이 널뛰기해온 악습을 벗어나야 하지만, 교육부를 존치하면서 옥상옥(屋上屋)을 만드는 식은 해법일 수 없다. 국가교육위 설치에 따라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 교육 등에 집중하게 하고, 각 시·도 교육청에 초·중등 교육 사무를 단계적으로 모두 이관한다면서도, 국가 수준의 관리가 필요한 사업은 여전히 교육부가 수행하도록 했다. 교육 현장의 혼란을 더 키우게 마련이다.

‘교육 정책의 정치적 독립성’ 명분을 허울로 만들며, 위원회를 친(親)정부 인사들이 장악하게도 했다. 전체 위원 19명 중에 대통령 지명이 5명이다. 국회 8명, 교원 단체 2명, 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육협의회 2명 추천에, 당연직 2명은 교육부 차관과 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다. 국회 추천 중에 여당 몫을 절반으로 쳐도, 명백한 친정부 인사가 과반이다. “지금보다 더 정권이 교육을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설치 여부부터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 현재 안대로 입법 발의된다면, 국회에서 폐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