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대란’에 초비상 걸린 지자체

주택시장침체에 대책 부심

경주, 신규 주택 사업승인 제한
서산, 사업 착공시기 조절 유도
경남도, 미분양 대책 TF 구성
강원도, LH와 자금 지원 확대

서울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주택시장 침체로 증가하는 미분양 아파트 해결에 비상이 걸렸다. 신규 건설 사업 승인을 제한하거나 사업 착공 시기를 조정하는 등 기존 아파트 거래 중단과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북 경주시는 미분양 아파트로 인한 주택시장 불안 심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 주택 건설사업승인을 제한하기로 했다. 경주는 주택보급률이 125%로 수요 대비 공급이 초과했지만, 공사 중인 미분양 아파트가 총 7개 단지, 2004가구가 있고, 임대아파트 미분양까지 합치면 4507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고도 착공을 미루고 있는 곳이 5개 단지 2300여 가구나 된다. 이에 따라 시는 고령자를 위한 복지주택과 은퇴자 전원주택단지 조성은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신규 아파트 건립은 규제하기로 했다.

충남 서산시도 아파트 공급 조절을 위해 내년 2월 말까지 신규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시는 기존 승인된 주택건설사업에 대해서도 주택보급률, 분양률 등의 여건을 고려해 사업자에게 착공 및 입주자 모집 등의 시기 조절을 유도하기로 했다. 서산지역에는 1800여 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있다.

경남도는 미분양 관리지역 주택 구입 시 세금 부담 완화 및 금융지원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등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 ‘올인’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와 도의원 등 10여 명으로 미분양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실적인 대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행정에서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물경제가 워낙 나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해소 대책 마련을 위해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남에는 조선·기계산업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 1월 기준 창원·거제·양산·사천·김해·통영 등 6개 미분양관리지역을 중심으로 총 1만4060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창원시는 올해까지 500가구 이상 미분양지역 사업승인을 전면 제한하고, 양산시는 과다 미분양업체의 분양승인을 취소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강원도는 최근 아파트 미분양 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강원지역본부, 주택도시보증공사 강원지사에 신규 사업 제한, 내 집 마련 자금 지원 확대 등을 요청했다. 강원도 내 미분양 주택은 지난 1월 기준 558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693가구)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경주=박천학·창원=박영수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