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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14일(木)
“트로트판서 10년… 이젠 ‘남자 홍진영’ 키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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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홍진영이 8일 열린 정규앨범 ‘랏츠 오브 러브’ 발표 쇼케이스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첫 정규앨범낸 ‘新행사의 여왕’

‘사랑의 배터리’ ‘엄지 척’…
숱한 히트곡 내고 인기 얻어
“열정 남아있는한 도전 계속”

내달 SNS 통해 직접 오디션
“현장 데리고다니며 가르칠것”
장윤정 이어 후배양성 팔걷어


“돌이켜보니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가수 홍진영은 첫 정규 앨범 ‘랏츠 오브 러브(Lots of Love)’를 발표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2009년 데뷔한 그가 무려 10년 만에 첫 정규 앨범을 낸다는 건, 상반된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아이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요계에서 홍진영이라는 걸출한 가수도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무려 10년이나 걸릴 만큼 트로트 시장이 척박하다는 증거인 동시에, 여전히 트로트로 10년을 버티며 당당히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의미 있는 행보다.

◇장윤정이 열고 홍진영이 개척한 ‘세미 트로트’

트로트 시장은 안정적이다. 매년 봄∼여름 축제 시즌, 연말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행사가 열리고 어김없이 트로트 가수를 게스트로 부른다. 하지만 동시에 트로트 시장은 한정적이다. 좀처럼 파이가 커지지 않는다. 크기가 일정한 시장을 나눠 먹어야 하니 새로운 가수가 유입되는 것을 반기지 않고 텃세가 심하다.

그 공고한 카르텔에 균열을 낸 첫 가수는 장윤정이다. 1999년 ‘강변가요제’ 대상 출신인 그는 2004년 발표한 ‘어머나’로 트로트 판을 흔들었다. 이후 ‘짠짜라’ ‘꽃’ ‘콩깍지’ 등이 잇따라 성공하며 세미 트로트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그리고 2009년 홍진영이 ‘사랑의 배터리’로 혜성같이 등장해 장윤정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엄지 척’ ‘내 사랑’ ‘잘 가라’ 등의 히트곡을 내며 ‘신(新) 행사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하며 홍진영의 시대를 열었다.

홍진영은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신인 때는 외로웠다. 세게 보이려고 오버(과장)하기도 했다”며 “연예인이 아니라 동네 언니, 딸이 되고 싶었는데 편하고 솔직하게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레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더라. 가끔 힘들면 한 번씩 쉬어갈 수도 있겠지만, 열정이 남아 있는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트 명맥 잇는 선순환의 시작

장윤정과 홍진영의 성공은 트로트 시장으로 젊은 가수들이 진입하는 물꼬를 텄다. 이후 아이돌 가수들도 트로트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20∼30대 패기 있는 신인들이 트로트 가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장벽은 높다. 유명 연예기획사들이 세계를 호령하는 K-팝 아이돌 가수들을 쉼없이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트로트 시장에는 데뷔를 위한 매뉴얼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홍진영이 나섰다. 다음 달부터 SNS를 기반으로 트로트 오디션 ‘홍진영의 남동생을 찾습니다’를 개최하며 제작자로서 활동 폭을 넓힌다.

홍진영은 “트로트 장르는 신인이 도전하기 열악하다. 어디서 배울지, 오디션은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는 친구가 많다. 그래서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며 “TV 프로그램으로 만들자는 제안도 받았지만, 제 생각대로 편안하게 만들고 싶어서 직접 하기로 했다. 1등을 차지한 친구를 현장에 데리고 다니며 100% 가르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발 앞서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연출 문경태)은 방송 2회 만에 7%가 넘는 시청률로 역대 TV조선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트로트의 저변이 기대 이상으로 높다는 방증이다. 이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은 다름 아닌 장윤정이다. 세미 트로트 시장을 연 두 선배가 후배 양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트로트 가수로 10년을 보내고, 또 다른 10년을 준비 중이라는 홍진영은 “10년 뒤엔 주부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결혼 계획은 없지만 한 남자의 아내일 수도, 화려한 싱글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혼해도 일은 할 것”이라고 빙그레 웃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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