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잘못 인정하신 선생님… ‘진짜 용기’ 배웠어요

경기교육감賞 신정원

진짜 용기를 가르쳐주신 전성태 선생님께. 5학년 새 학기가 되면서 어떤 분이 담임선생님이실까 무척 기대하고 설레었어요. 전성태 선생님께서 담임선생님이라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께서는 “초등학교에서 드문 남자 선생님이 담임이 되셔서 우리 정원이가 체육도 많이 하고 씩씩해지겠는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저 역시 ‘남자 선생님=와일드한 분=체육 시간 = 꼼꼼하지 못한 분’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고, 체육은 진짜 많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올 한 해는 신나게 노는 1년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나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이런 생각은 깨졌어요. 선생님께서는 남자분이시지만, 많이 부드러우셨어요. 무조건 체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다양한 놀이로 체육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셨고, 운동신경이 부족한 저와 친구들을 격려해주시고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셨어요.

선생님을 만난 지 겨우 3달 정도밖에 안 됐지만 참 고마운 점이 많아요. 그중 가장 고맙고 제게 큰 가르침을 준 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얼마 전 ‘과학 구조물 만들기 대회’에서 제가 우수상을 받았잖아요. 최우수상을 받은 친구의 작품이 심사 규정에 어긋나는 데도 아이들 투표로 최우수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제가 이의를 제기했었잖아요. 사실 선생님께 말씀드리러 가기까지 많이 망설였어요. 선생님께서 화를 내시면 어쩌나, 버릇없다고 혼나면 어쩌나, 어린아이 말이라고 무시하시면 어쩌나 하고요.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제 말 한마디 한마디 경청해주시고, 심사 과정에서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시고 제게 사과하셨어요, 그다음 날 친구들 앞에서도 사과하셨고요. 최우수상을 못 받은 것에 대해 서운했던 것보다는 과정이 옳지 않았던 것에 화가 났었는데, 선생님께서 제 말을 들어주시고 인정해주시고 사과해주신 것에 무척 감동했어요. ‘진짜 용기’가 무엇인지도 배우게 됐어요. 선생님처럼 진짜 용기 있는 사람이 될게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