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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14일(木)
“나랏돈 쏟아부어도 민간투자 규제땐 ‘제2벤처 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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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금산분리 원칙’ 따라
지주사 벤처캐피털 설립 금지
재계 “민간투자 막는 핵심원인”

美 기업주도 벤처캐피털 활발
1501곳 연간 750억달러 투자
벤처발굴·M&A 성장엔진 확충
中·日도 대기업 캐피털 급증세


정부가 ‘제2의 벤처 붐’ 조성을 위해 재정 지원, 제도 개선 등을 대거 추진키로 했으나 정작 민간 부문의 벤처 투자 활성화를 가로막는 핵심적인 제도 개선 조치는 ‘뒷전’으로 미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시장 진출 금지)’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지주회사의 벤처캐피털 설립이 원초적으로 금지돼 민간 부문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가로막는 핵심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미국만 해도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은 벤처기업과 창업기업(스타트업) 투자를 주도하면서 신산업 육성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구글은 지주회사 산하에 신생 벤처기업 투자를 전담하는 ‘GV(Google Ventures)’, 성숙 벤처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GC(Google Capital)’ 등을 자회사로 두고 2001년 이래로 200건 이상의 인수·합병(M&A)을 시행하면서 로봇과 인공지능(AI), 바이오, 자율주행차 등 이종산업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미국의 CVC 수는 2015년 기준으로도 1501곳에 이르고, 관련 투자 규모는 연간 750억 달러(약 84조9000억 원)에 달했다. CVC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은 이처럼 미국이지만 중국과 일본 CVC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가장 투자 활동이 활발했던 CVC 10곳 중 4곳은 미국계, 3곳은 중국계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대기업의 CVC 설립이 2010년대 들어 크게 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국가의 선도 기업들은 CVC를 통해 유망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에는 과감하게 인수·합병(M&A)까지 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국내 벤처 투자 현실은 대조적인 상황이다. 공공부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고 벤처캐피털의 사업화 역량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벤처기업협회의 2018년 벤처기업 정밀실태 조사에 따르면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경험이 있는 벤처기업 비중은 5.8%에 불과하다.

이런데도 한국 정부는 벌써 실효성을 의심받는 ‘벤처지주회사 규제 완화’ 방안만 재탕, 삼탕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6일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에서도 자산총액을 50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낮추는 등의 벤처지주회사 규제 완화로 벤처기업 M&A를 활성화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벤처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집단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벤처는 말 그대로 위험성이 큰 투자이므로 벤처지주회사를 통해 계열사로 편입해 버리면 손실이 전이된다”면서 “벤처지주회사를 도입하는 대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진정으로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 산업 창출의 동력인 벤처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지주회사의 기업 벤처캐피털 보유부터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재계의 요구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벤처 붐 조성을 위해서는 재정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지배구조 및 산업별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민간 부문의 벤처 투자를 활성화해야 실효성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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