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연계”… 美·中정상회담 내달로 연기될 듯

中 먼저 제안… 美반응 주목
핵심쟁점 양측 의견차이 커

이달 중 예상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무역협상 담판을 위한 정상회담이 4월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중국은 시 주석의 미국 공식 국빈방문과 무역협상 합의를 연계하는 제안을 미국 측에 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이 이에 응할지 주목된다.

1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4일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무역 정상회담은 이달 말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중 양측은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짓는 방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양쪽이 모두 대화의 진전을 주장하지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4월 말이나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의 협의를 매우 잘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우리에게 훌륭한 협상이 아니라면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의 이달 내 개최가 물 건너간 것은 무역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 문제와 핵심 쟁점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2일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아직 많은 이슈가 남아 있으며, 미국에 유리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측의 협상 전략도 정상회담이 늦춰지는 주요 이유로 거론된다. 중국은 그동안 협상에서 복잡한 쟁점에 대한 해결을 양국 정상의 최종 담판에 맡기는 방식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에 사인하지 않고 회담장을 걸어나오는 것을 보면서 중국 측의 협상 전략이 급속히 바뀌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시 주석이 미국에 가서 실무 협상이 끝난 무역 합의문에 서명만 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CNBC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측에 시 주석의 국빈방문과 무역협정 합의를 연계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에 대한 답례 차원의 방문과 무역협정에 합의하는 두 개의 일정을 한 번에 하자는 것이다.

워싱턴=김석·베이징=김충남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