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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15일(金)
집권당 일사불란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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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석 정치부 차장

2017년 봄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와 기자 몇 명이 자리를 가졌다. 당시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은 기정사실로 여겨졌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선 회의론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19대 대선 과정은 민주당의 정권 쟁취보다는 보수 정권의 자멸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캠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확신했다. “우리는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

1년쯤 뒤 만난 한 여당 의원도 ‘실패의 경험’을 얘기했다. 당·청 갈등, 튀는 의원들, 당 대표 평균 재임 기간이 6개월에도 못 미친 리더십 불안 등이 어떤 참혹한 결과를 낳았는지 똑똑히 지켜봤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일은 없다는 얘기였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는 청와대와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도 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사람의 얘기는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들이 그렇게도 강조한 과거의 실패 경험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표출될지 궁금했다. 시행착오는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자양분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트라우마로 남아 두고두고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확실히 과거의 실패가 보약이 된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특히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서 좋지 않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져 갔다.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은 이게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켜줬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에 빗대 표현했으니,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자극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야당 원내대표의 연설 중단을 부른 민주당의 대응은 너무 과했다. 오죽하면 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이 민주당 의원들을 말렸을까. 이 모든 장면은 TV를 통해 중계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멈추지 않았다. ‘국가원수 모독죄’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 나 원내대표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와 ‘태극기 부대 대변인’ ‘일베 방장’ 등 거친 표현을 동원한 공격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와 이웃 나라 일본 총리의 이름을 합성해 ‘나베 스타일’이라는 말까지 만드는 외교적 결례도 범했다. 나가도 너무 나갔다. 집권 여당 전체가 야당 원내대표 한 명을 상대로 싸우듯 하니 결국 “민주당이 나 원내대표를 ‘나다르크(나경원 + 잔다르크)’로 만들었다”는 조롱까지 나왔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되기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누구도 제동을 걸거나 차분한 대응을 촉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책 없는 강경 대응이 국회 운영과 국정 운영, 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이미지에 끼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일부 중진의원까지 나경원 때리기에 동참했다. 트라우마의 부작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따른 위기감이 트라우마를 더 자극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무조건적인 일사불란함은 더 큰 화근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실패 경험을 쌓을 생각이 아니라면 민주당부터 대전환에 나서야 할 것 같다.

greentea@
e-mail 오남석 기자 / 정치부 / 차장 오남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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