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썩이는 ‘사드 투쟁’…‘反美·反원전’ 운동 확대 조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어둠 속 사드 반대 집회 지난 16일 사드 배치 반대 단체 회원과 일부 주민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토요 촛불 문화제’를 열고 일반환경영향평가 반대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주 = 김호웅 기자 diverkim@

- ‘사드 일반환경영향평가’ 앞둔 경북 성주군은 지금…

주말 촛불문화제 참가자 늘고
주민대책위 잇단 “반대” 회견
투쟁기금 모으고 脫원전 참여

전문가 “사드는 北核 대응에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 수단”
“정부가 배치 놓고 우물쭈물
한미동맹에 악영향 줄것”지적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내 부지 활용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정부가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조만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북 성주군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단체는 “절차적 정당성 없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하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고, 사드 배치 찬성 주민 사이에서는 지원사업의 ‘패싱’을 우려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은 반미(反美)·반(反)원전 운동 등으로 확산해 장기화할 조짐도 보인다.

지난 16일 저녁 사드 기지 입구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소성리 사드철회 성주 주민 대책위원회 등 사드 반대단체 회원과 성주·김천 지역 일부 주민이 ‘토요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과 군사안보라는 허울로 중국을 견제하고 지역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속셈”이라며 “사드 배치 알박기를 위한 불법적인 일반환경영향평가는 끝까지 반대하며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임시 배치 이후 거의 2년 동안 매주 토요일 열리는 문화제는 초기 수백 명에서 올해 들어 60여 명이 참석했으나 사드 일반환경영향평가 소식에 이날은 80여 명이 모였다. 반대단체 회원 10여 명은 날마다 오전과 오후 사드 기지 정문 앞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사드 배치 철회 홍보 활동도 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찬성했던 주민 사이에서는 지지부진한 사드 배치 지역 지원사업을 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모(67) 씨는 “사드 배치지역 결정 당시 주민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성주를 위해 정부가 숙원사업 지원을 약속했지만, 2년이 다 되도록 제대로 한 것이 없다. 결국, 일반환경영향평가가 끝나면 사드만 떠안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성주군이 정부에 건의한 지원사업은 16건(1조9812억 원)이며, 이 가운데 예산이 확보된 것은 권역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56억 원) 등 5건(111억 원)이다.

이런 가운데 사드 반대 단체는 탈원전 행사에도 참여하고 투쟁기금 모금에도 나서고 있다. 소성리 사드 철회 성주 주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서울로 상경해 탈핵(脫核)을 요구하는 ‘311 나비 퍼레이드’에 참가했고, 1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열린 ‘사드 정식 배치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는 21일에는 서울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단체가 참여하는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다음 달 20일 서울 중구 한 주점에서 사드 배치 반대 활동 법률지원과 투쟁기금 모금을 위한 후원주점을 연다고 알렸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사드 배치는 북핵 대응을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 핑계 저 핑계로 배치를 우물쭈물한 것 자체가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주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kobbla,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