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린, 월드컵 사상 첫 시즌 5관왕

女대회전 등 5개부문 ‘싹쓸이’
한시즌 최다17회 월드컵정상
“스키인생서 가장 행복한 날”
히르셔는 시즌 3관왕에 올라

‘스키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4·미국)이 남녀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알파인스키에서 시즌 5개 부문 1위를 석권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시프린은 17일 밤(한국시간) 안도라의 엘타르테르에서 열린 여자대회전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 23초 17로 앨리스 로빈슨(뉴질랜드·2분 23초 47)을 0.30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시프린은 이로써 올 시즌 월드컵에서 기술종목(회전, 대회전, 평행회전)은 물론 스피드종목인 슈퍼대회전까지 휩쓸었다. 시프린은 전 종목 랭킹 포인트를 합산한 종합 부문에선 3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린지 본(미국)이 2010년과 2012년, 티나 마제(슬로베니아)가 2013년 월드컵에서 시즌 4개 부문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5개 부문 우승을 휩쓴 건 시프린이 처음이다. 시프린은 대회전 우승 직후 “오늘은 내 스키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면서 “간절하게 희망했던 월드컵 시즌 5관왕 꿈을 이룰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시프린은 월드컵 시즌 최다승 기록도 17회로 늘렸다. 시프린은 지난달 2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여자평행회전에서 우승, 남녀 통틀어 브레니 슈나이더(스위스·1988∼1989시즌 14승)가 작성했던 역대 한 시즌 최다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번에 17승까지 늘렸다. 시프린은 개인 통산 월드컵 60승을 거뒀다. 여자 최다는 본의 82승이며 남자부 최다는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의 86승이다.

시프린은 19세였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기술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이 전공이었지만, 올 시즌 스피드종목인 슈퍼대회전과 활강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명실상부한 넘버원이 됐다. 24세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분간 시프린 천하는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부에선 역시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스키황제’ 마르셀 히르셔(오스트리아)가 8년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회전과 대회전까지 정상에 올라 시즌 3관왕에 올랐다.

월드컵 종합 우승 8회는 남녀 통틀어 히르셔가 유일하다. 히르셔는 2011∼2012시즌부터 월드컵 종합 우승을 거르지 않았으며 월드컵 통산 68승을 거뒀다. 히르셔는 스텐마르크를 18승 차이로 추격했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