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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19일(火)
역사가 할퀸 ‘광화문 고종 碑殿’ 제 얼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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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시대에 발행된 엽서 사진을 보고 김영택 화백이 펜화로 재현한 광화문 ‘기념비전’.
▲  현재 모습. ‘외문’이었던 전면의 만세문이 ‘삼문’ 형태로 바뀌었고, 담장도 사라졌다. 또 기와지붕 꼭대기의 절병통 모습도 다르다. 금속으로 추정되는 절병통 상륜부의 장식도 역시 보이지 않는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 문화재청 내년 본격 복원 착수

6·25때 총·포탄에 만신창이
2차례 복원했지만 원형 잃어
김영택 화백 日帝 우표 구해
펜화 복원 뒤 문화재청에 제의

일제가 헐어낸 담장 다시 쌓고
양쪽 門없애‘외문’만들 예정
지붕 위 절병통도 청동 복원


1905년 을사늑약, 1910년 한일합병 조약, 1919년 3·1만세운동, 1945년 해방, 1950년 6·25전쟁…. 광화문사거리 교보빌딩 앞에 자리 잡은 ‘기념비전(紀念碑殿)’이 망국의 비통한 눈물과 독립을 외치는 함성, 해일처럼 밀려온 잠깐의 환희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빗발치는 총탄과 포성 속에서 만신창이가 되며 목도한 우리 근대사다.

‘기념비전’은 ‘대한제국대황제보령망육순어극사십년칭경기념비(大韓帝國大皇帝寶齡望六旬御極四十年稱慶紀念碑)’라는 긴 이름의 비석을 보호하고 있는 건물이다. 사적 제171호이며 줄여서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로도 불리는 이 비는 고종(재위 1863∼1907년)이 즉위한 지 40년이 된 것과 51세가 되어 기로소(耆老所·연로한 임금이나 신하를 예우하는 기관)에 입소한 것,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고치고 황제의 칭호를 쓰게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1903년 세웠다.

격동의 근대사를 거치며 심하게 훼손된 ‘기념비전’이 건립될 당시의 본래 모습 그대로 복원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 내년 복원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문화재청이 복원에 나서기까지는 문화재 전문 펜 화가인 김영택 화백의 역할이 컸다. 김 화백은 ‘기념비전’ 사진이 실린 일제강점기 때 발행 엽서를 구해 기념비전의 원래 모습을 펜화로 그린 후 복원을 문화재청에 제의했고, 청이 이를 받아들이며 복원 계획이 확정됐다. 엽서 사진의 경우 문과 담장의 위치 등 현재 모습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

기념비전은 우리 역사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질곡의 시간을 견뎠다. 기념비전은 6·25전쟁 때 반파된 것을 1954년과 1979년 두 차례에 걸쳐 보수했으나 본래의 모습과 다르게 복원된 부분이 많았다. 그 와중에 광화문 지하보도 건설과 종로 확장 공사로 인해 해체 후 원래의 위치에서 북동쪽으로 약간 이전했으나 원형대로 복원되지는 않았다.

우선 ‘만세문’이라고 새긴 무지개 모양의 문과 담장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에게 팔렸던 것을 되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그러나 원래 ‘외문’이었던 문 바로 옆에 담장에 딸려 있었던 기둥을 가져와 ‘삼문’(세 기둥을 두어 진입 부분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놓은 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담장도 없어졌다.

당시 복원 과정에서 궁궐의 용마루에 설치하는 백색 양성추녀마루와 그 위 용두와 7개의 잡상도 양성추녀마루 대신 평범한 기와 추녀마루로 바뀌었고, 당연히 용두와 잡상도 사라졌다. 양성추녀마루와 용두, 잡상은 다행히 지난해 서울 종로구청과 문화재청 노력에 의해 복원됐다. 그러나 기와지붕 꼭대기의 절병통은 고증 문제로 복원이 미뤄졌다. 전란 후 복원된 것으로 보이는 현재의 절병통은 처음 세워질 때와 모양도 다르고 금속으로 추정되는 상륜부는 온데간데없다.

김 화백은 “만약 문화재청이 복원에 들어간다면 일제가 헐어낸 담장을 원래대로 복원하고, 만세문 옆 기둥들 배치를 바꿔 현재의 잘못된 삼문을 ‘외문’으로 만들고, 절병통 상륜부 등은 엄밀한 고증을 거쳐 원래 모습대로 청동으로 복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기념비전에 대한 복원을 앞두고 “칭경기념비전은 고종 황제의 독립 근대국가를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귀한 문화유산임에도 건립된 뒤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을 겪으면서 훼손되고 보수되는 과정에서 원형을 잃었다”며 “문화재청은 복원작업을 적극 추진해 그 정신을 기리겠다”고 강조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mail 이경택 기자 / 문화부 / 부장 이경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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