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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19일(火)
우리의 생각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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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진, 자화상, 리놀륨판화, 88×66㎝, 1999
“사유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가 ‘나’인 것이 확실하다는 데카르트의 신념보다는, “나는 한 명의 타인”이라는 루소의 고백이 조금은 더 호소력을 갖는 것 같다. 흔한 노랫말들에 귀 기울여보더라도 전자보다는 후자, 즉 해체적 주체관 쪽에 더 공감하는 듯하다. 쥘리에트 그레코, 조르주 무스타키, 하덕규….

정혜진의 판화작업도 이러한 화두를 형상화해 존재와 사유의 시원을 묻고 답하고 있다. 주체에 대한 성찰을 타고 들어가면, 그 속에는 무수한 존재들의 관계도와 계보가 뿌리 열매처럼 깊이 얽혀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혼 혹은 신화와 같은 규명하기 어려운 존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나’는 새싹처럼 세상으로 나왔고, 또 자라난 것이다.

리놀륨 판화의 명쾌하고 대범한 흑백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양각이면서 다시 양각 면 안에서는 거침없이 파 나간 음각의 선 맛이 시원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태아 때부터, 그리고 유아 때부터 건강한 생각의 뿌리를 내리게 해야겠다는 생각. 아름다운 동심을 꽃피울 생각의 토양을 생각하는 교육 말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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