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해 복무하다 다쳤는데… 유공자 선정 늦어져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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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해수호의 날’ 앞두고 서해수호 유족들 모금·봉사 행렬

연평해전 고 한상국 상사 부인
부상 장병에 1500만 원 전달
천안함 고 장철희 일병 부모 등
장학금 후원에 복지관 봉사도

“국가유공자 선정 절차가 늦어져 제대로 수술을 못 받고 있는 병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크라우딩 펀드를 통해 치료비 1500만 원을 전달해 뿌듯합니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 한상국 상사의 부인 김한나 씨는 20일 “2017년 8월 K-9 폭발사고로 전신 2도 화상을 입은 이찬호 예비역 병장 사연을 듣고 서해 바다를 지키다 전사한 남편이 떠올라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예비역 병장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복무하다가 부상을 입었지만 국가유공자 선정 절차가 늦어지는 바람에 비싼 치료비로 발을 동동 구르는 사연이 너무 안타까웠던 것. 이에 김 씨가 크라우딩 펀드 형식으로 시작한 모금 활동에 수백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김 씨뿐 아니라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전사한 고 장철희 일병의 부모인 장병일·원용이 씨도 장학금 지원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오는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정부주관 기념식인 ‘제4회 서해수호의 날’에 유족 대표로 참가하는 장 씨 부부는 2011년부터 아들의 모교인 서울 노원구 대진고에 매년 200만 원의 장학금을 9년째 지원하고 있다. 장 씨 부부는 고인의 천안함 전입 동기 3명에게는 대학 복학부터 졸업 때까지 매년 1인당 200만 원씩 학자금을 후원했고, 생존장병 지원을 위해 천안함재단에도 매년 100만 원을 기부해오고 있다.

이외에도 유족들의 봉사 활동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훈처는 이날 소개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천안함 전사자인 고 서대호 중사의 어머니 안민자 씨는 창원시 봉사단체인 ‘스마일’에 소속돼 어르신 가정 방문활동, 복지관과 노인정에서 식사 봉사와 네일아트 등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며 “천안함 유가족협의회는 지난해 6월부터 대전지역 조손가정 2가구에 매월 10만 원씩 후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보훈처 관계자는 “천안함 티셔츠를 제작·판매한 수익금 100만 원을 지난해 6월 천안함 재단에 기부한 충북 옥천고 3학년 김윤수 군에게 이번 ‘서해수호의 날’ 행사 사회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지난해 현충일 때 국립대전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 묘역에 전사자들의 어린 자녀들이 방문한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천안함 함명인 ‘PCC-772’가 새겨진 티셔츠를 제작했고, 티셔츠 판매대금을 천안함 재단에 익명 기부한 바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