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통일백서 ‘남북합의 법제화 계속 추진’ 논란

통일부 발간… “남북관계 진전”
판문점선언 여야충돌 이어질듯

통일부가 21일 공개한 ‘2019 통일백서’에서 “남북 합의 법제화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남북 합의가 성사되면 결과물을 지난해 10월 ‘9·19 평양 공동선언’처럼 국회 동의 없이 비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2월 말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통일부가 이 같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향후 남북 합의의 법제화를 강행할 경우 야당 등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발간한 통일백서에서 한반도정책 향후 추진 방향과 관련, “남북 공동선언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가운데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남북 간 합의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변화된 남북관계 상황을 반영해 관련 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9월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선언의 국회 동의 비준을 추진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정부는 같은 해 10월 국무회의에서 평양 공동선언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는 국회 동의 없이 비준안만 심의·의결했다.

이번 백서에서는 지난해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에도 불구, 국내 입국한 북한 이탈주민(탈북자) 수가 1137명에 달해 전년(1127명)보다 10명 증가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의 탈북 동기는 경제적 어려움이 52.6%를 차지했고, 동반 탈북(17.2%)·주변 권유(8.5%)·체제 불만(7.4%) 순이었다. 또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 간 인적 교류는 크게 늘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2017년 남북 간 왕래 인원은 방북 52명·방남 63명 등 115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방북 6689명·방남 809명 등 7498명으로 크게 늘었다.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지원은 12억 원, 민간 차원의 지원은 65억 원 규모였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5차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에서 정부의 대북 특사 파견 계획에 대해 “그런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북측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현재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