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군부·反군부 모두 과반획득 어려워… 정국 향방 민주당에 달렸다

군부 연대땐 126석 재집권 가능
反군부와 연정 가능성은 미지수

오는 24일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 총선을 치르는 태국에서 군부세력을 지지하는 팔랑쁘라차랏당(PPRP)과 반(反)군부세력인 푸어타이당(PTP)을 중심으로 한 탁신계 정당 모두 과반 획득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국정운영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민주당(PP)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21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번 태국 총선은 제3세력인 민주당이 어떤 당과 연대하느냐에 따라 정국 주도권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총선 사흘 전인 이날 현재 민주당과 정당지지율 2위를 두고 경쟁 중인 팔랑쁘라차랏당이 서로 연대할 경우 하원의석 126석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민주당 대표인 아피싯 웨차치와(55) 전 총리가 “군부와 연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는 점이 여전히 변수다.

민주당은 푸어타이당과 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아 오히려 두 당이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두 당이 계속 반목해 온 만큼 손을 잡기도 쉽지 않다. 두 정당은 지지 기반부터 다르다. 태국 북부 및 북동부지역 농촌과 저소득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푸어타이당과 달리 민주당은 과거 탁신 정권에서 탄압받던 남부지역이 지지 기반이다. 또 푸어타이당이 서민·대중주의를 표방한 반면 민주당은 영국 뉴캐슬에서 태어나 2008년 27대 총리직을 지낸 웨차치와가 당의 얼굴로 꼽힐 만큼 엘리트주의 성향이 강하다.

민주당의 향후 행보는 결국 웨차치와 전 총리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가국 정상 중 최연소로 눈길을 끌었던 그는 태국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27세)에 하원 의원에 당선된 인물이기도 하다. 깔끔한 외모와 명문 이튼스쿨, 옥스퍼드대 정치·철학·경제학과를 졸업한 명석한 두뇌로 당시 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패 정치와도 선을 긋는 행보를 보여 지지층은 물론 일반 국민의 신뢰도도 높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