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배출먼지 25%뿐인데 예산75% 써…엉뚱한데 힘빼니 미세먼지 잡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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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길주 대책위원장 KAIST강연
“정부 입장선 규제 편하기 때문”

측정機 띄워 중국發 먼지 감시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자동차가 배출하는 양이 25%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를 잡는다고 미세먼지 예산의 75%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엉뚱한 곳에 힘을 쓰니 효과가 있겠습니까?”

문길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 겸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 민간위원장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카이스트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미세먼지 특별세미나’에서 미세먼지 대책의 허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 미세먼지 정책의 중심에 ‘과학’ 대신 ‘행정·규제 편의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미세먼지 전체 배출량 중 자동차는 25%, 사업장·석탄화력발전소 30%, 생활주변·생물성 연소시설이 45%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정부가 투자하는 미세먼지 예산은 자동차를 위해서만 75%를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문 위원장에 따르면, 미세먼지 예산 중 75%가 투입되는 자동차 배출원 저감 대책에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제작차 배출허용기준 및 사후관리 강화△비(非)도로 이동 오염원 관리 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반면 배출원 중 가장 비중이 큰 생활주변·생물성 연소시설 규제를 위해 쓰이는 예산은 15%에 불과하다. 정부가 미세먼지 원인에서 비중이 낮은 자동차에 예산을 쏟는 이유에 대해 문 위원장은 “규제하기 편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문제가 발생하면 외국 사례를 먼저 파악한 뒤 국내 전문가들에게 검토를 부탁한다”며 “우리도 선진국처럼 자동차 업계·발전사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를 처음부터 참여시켜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미세먼지 관측 항공기(사진)를 공개했다. 항공기는 9일부터 서해상에서 관측 비행에 들어갔으며 31일까지 모두 20차례(100시간) 비행을 하게 된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도에 대한 연구자료마다 수치가 다르다”며 “항공 관측을 통해 수치 차이를 좁히고 대중 협상에서 가치 있게 관측자료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