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보는 美시각 날카로워진다”… 간극 커지는 韓·美

앤드루 김, 정의용과 면담
“北 더 설득하라” 의견 제시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입장 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센터장은 정 실장에게 “북한을 더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정 실장-김 전 센터장의 면담 여부에 대해 “국가안보실은 일상적으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있다”며 사실상 확인했다. 지난해 미·북 물밑접촉의 미측 카운터파트였던 김 전 센터장은 이 면담에서 “한·미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 동석했던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의 신기욱 소장도 “우리는 핵 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미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말을 했다”면서 “정 실장은 진지하게 경청했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 전 센터장 등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다 싫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문화일보 3월 21일자 1·3면 참조) 커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편향적 태도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전 센터장은 지난 20일 서울에서 열린 비공개 강연에서도 “청와대를 보는 미국의 시각이 날카로워지고 있다”고 밝히는 등 한·미 공조에 대한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센터장은 강연에서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괌·하와이의 미국 전략자산 제거를 요청했으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도 요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미국 재무부가 한국 선박을 대북제재 주의보 대상에 포함시킨 데 대해 “철저히 조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그간 한·미 간에 예의주시해 온 선박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면서 “이번에 미 재무부가 발표한 지침(북한의 해상 거래에 대한 주의보)에 대해서는 국내 업계에 주의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