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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오늘 ‘서해 수호의 날’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22일(金)
“정부 고위층 잇단 안보실언, 항의도 했지만… 이젠 참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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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배 이낙연(왼쪽) 국무총리가 22일 제4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열리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천안함 46용사 유족회장 이성우씨

국민통합에 더 큰 도움될 텐데
文대통령 올해도 불참 아쉬워

정부관계자들 사석에선 “폭침”
공식석상에 가면 ‘뒤집고 부정’

9년동안 정부에 수없이 얘기
알면서 모르는 체… 할 말 없어


“올해도 오지 않으신다니 아쉽죠. ‘서해수호의 날’이라는 기념일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청와대에서도 남북관계 등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한 뒤에 내린 결정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대통령께서 오셔서 함께하시는 것이 오히려 국민통합의 측면에서도 그분께 더 도움이 됐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이자 천안함 46용사 유족회장인 이성우(58·사진) 씨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오시지 않는다는데 저희가 따로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다소 맥이 빠진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문 대통령의 행보뿐만 아니라 외교·안보·통일 분야 장관들의 발언에 대해서도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사석에서는 유가족들을 만나 ‘천안함은 틀림없는 북한의 도발이자 폭침’이라고 말하면서도 공식 석상에만 가면 이를 뒤집고 부정한다”며 “여러 사정이 있을 줄은 알지만, 솔직히 서운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 내부의 계속된 실언 논란이 못내 아쉬운 듯 이 씨는 “올해 초 (정경두 국방장관과) 천안함 유가족들이 함께 오찬을 한 적이 있었다”며 “정 국방장관이 ‘그동안의 말실수에 대해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유감을 표명해 우리도 사과를 받았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정 장관은 1월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해 “일부 우리가 이해할 부분이 있다”고 하더니 급기야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는 ‘서해수호의 날’을 두고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 천안함 이런 것들 포함,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답변했다. 야당 의원이 “도발이냐 충돌이냐”고 거듭 묻자 정 장관은 그제야 “북한의 도발로 인해 충돌이 있었다”고 정정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정부 고위층의 거듭된 ‘안보 실언’에 대해 이 씨는 “처음에는 마음이 아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항의도 해봤지만, 이제는 명백한 사실을 앞에 두고 군을 모욕하는 일 자체가 ‘누워서 침 뱉기’라고 생각해 속으로 삼키며 참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만나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라고 묻자 이 씨는 “9년 동안 수없이 했던 이야기라 따로 건네지 않아도 그분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시는데 더 드릴 말씀이 있겠나”고 말끝을 흐렸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호국, 독립, 민주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는 보훈 행사 가운데 호국 관련 일정에 유독 무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인식하는 눈치였다. 이 씨와 천안함 유족·생존 장병들은 해군본부와 천안함재단이 주관하는 제9주기 천안함 용사 추모행사(26일)와 백령도 해상위령제(27∼28일)에 참석해 추모와 위로의 정을 나눌 예정이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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