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상인 입주… 마천시장이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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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구 전통시장 활성화 실험

임대료 2년 동결하고 공사지원
4개 점포 영업 2개월만에 효과
라면전문점에 중장년층도 발길
평일 오후에도 긴 줄 늘어서
“지역경제 살리고 일자리 창출”

상권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에 청년상인을 입점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서울 송파구의 행정 실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자리 구청장을 자임한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역 내 마천시장(사진)을 실험대로 삼아 올해 청년 점포 4곳을 선보이고 영업과 마케팅 분야까지 전폭적 지원에 나섰다.

22일 송파구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옷수선집과 한복집이 다수를 이루던 마천시장 내에 구청의 지원을 받은 청년 점포 4곳이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청년 상인 모집공고를 내고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선발된 청년상인 4명은 4개월간 준비를 거쳐 멘야호코리(일본라면), 핑크붐(미용소품), 마천시장휴게소91호(수제차), 잘먹는교육연구소(쿠킹클래스)를 선보였다. 기존에 마천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업종들이다.

송파구는 시장 측과 협의해 청년들이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도록 향후 2년간 임대료를 동결하기로 합의했고, 19㎡ 규모의 점포 내 전기·수도시설 공사와 인테리어 비용, 보증금, 임차료까지 2700여 만 원을 지원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시장과 상권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사업이고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어서 사업 설계 단계부터 각별히 신경을 썼다”며 “담당 부서인 지역경제과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시장에 와서 사업 효과도 점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청의 지원 효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일본라면 전문점 멘야호코리는 평일 오후인데도 10여 명이 줄을 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였다. 점포 내부 좌석 12개가 영업을 시작한 오전 11시 이후 30분 만에 찼을 정도. 라면집이지만 손님 구성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대기하던 한 주민은 “어르신도 한 그릇 먹기에 부담이 없을 정도로 국물이 담백한 것이 장점”이라며 “점심때 70그릇만 한정해서 파는 등 청년 점포이지만 품질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점이 신뢰가 간다”고 호평했다.

송파구는 이달 말부터 점포들에 대한 홍보물을 만들고 이를 SNS를 통해 전파하는 등 청년 점포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전통시장에 젊은 바람을 불어넣어 지역 경제도 살리고 일자리도 만드는 시도”라며 “앞으로 청년 상인의 성장이 시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