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친구 지명수배 조회해 준 경찰에게 ‘선고 유예’

“법 집행 공정성 훼손됐지만 부정한 목적 없다”

친구의 부탁을 받고 지명수배 여부를 조회해 준 경찰관이 1심에서 형의 선고를 유예받았다. 선고 유예란 경미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2년 동안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면소(선고의 효력이 없어짐)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 씨에게 징역 6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2017년 3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던 친구로부터 지명수배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경찰용 단말기로 지명수배 사실을 조회한 뒤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안 판사는 “경찰 공무원인 피고인이 친구 부탁을 받고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만연히 누설했다”며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경찰관의 법 집행에 관한 공정성과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친구의 재판 진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은 점, 다른 부정한 목적이 개입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