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정부 ‘비핵화 없인 경협 없다’ 對北원칙 세워야”

‘트럼프 제재철회’ 전문가 조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대북제재 철회를 언급했지만, 미·북 대화가 당장 재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가시적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작고, 미국이 제재 완화 의사를 보이지 않는 이상 협상 테이블로 쉽게 돌아오지 않을 태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성급하게 촉진·중재 역할에 나서기보다는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남북 경제협력 등도 어렵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2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북한에 공을 넘겼기 때문에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으면 새로운 대화나 접촉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올해 하반기까지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미·북 직접 대화가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지만, 대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당장 협상 재개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포스트 하노이 전략에 대한 미·북 내부의 입장 정리가 거의 끝나면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면서 여전히 미·북 양 정상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톱다운’ 방식이 유효하며, 적절한 시점에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를 통해 미·북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지금까지의 전략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확실하게 비핵화를 결단하지 않으면 미·북 대화가 어렵다는 점을 확실히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이번 기회에 원칙을 분명히 함으로써 한·미 간 신뢰,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