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사무소 유명무실… 南인원, 北없이 ‘반쪽 근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北인력 없는데 南은 개성으로 북한이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파견한 인력을 철수시킨 가운데, 김창수 사무처장 겸 부소장 등 남측 연락사무소 직원들과 지원시설 인력 39명이 25일 오전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경 절차를 마친 뒤 북측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南 60여명, 北철수 불구 출근
北매체는 연일 한미공조 비난

북한이 일방적으로 인력을 철수시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25일 남측 인원 60여 명이 출근, ‘반쪽 근무’에 들어갔다. 북한이 연일 “외부세력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면서 남측을 압박하는 상황이어서 북측 인사 복귀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돼 연락사무소는 당분간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을 비롯한 연락사무소 직원 11명과 지원시설 인력 28명 등은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측으로 향했다. 이들은 주말인 지난 23∼24일 북측에 남아있었던 근무자 25명과 함께 근무하게 된다. 이는 22일 운영이 중단됐을 당시 남측 인원(69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창수 사무처장은 출경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지만, 저희는 (정상가동의) 불씨가 살아있기에 불씨를 지키기 위해서 오늘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남측 인원의 출경 절차는 북측의 협조를 받아 순조롭게 진행됐다. 북측은 ‘상부의 지시’를 이유로 철수를 통보한 이후 연락사무소 대신 과거 개성공단을 관리하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출·입경을 지원한다고 통보해왔다. 하지만 연락사무소 채널이 끊어진 만큼 자리를 지키는 것 외에 마땅히 할 일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북한은 연일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스스로 제 손목에 족쇄를 채우지 말아야 한다’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업무보고와 관련해 “남조선 당국자들이 대북제재의 틀 내에서 남북협력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며 “초보적인 자존심마저 결여된 수치스러운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이날 ‘외세 공조는 민족문제에 외세의 개입을 초래할 뿐’ 제목의 글에서 “북남관계 개선은 결코 그 누구의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며 누구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주장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통일부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