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성급한 중재보다 美와 신뢰 회복부터”

‘트럼프 제재철회’ 전문가 조언

“올 특별한 변수 있지 않는 한
미·북 직접대화 재개 어려워”

“진보·보수 아우르는 TF 구성
국민에 대북정책 믿음 줘야”

지난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끝난 지 곧 한 달이 되지만, 당분간 협상 재개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협상의 문은 열어놓되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북한이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도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더라도 양보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조속한 협상 재개’라는 목표를 세우고 적절한 타이밍이 되면 ‘촉진자’로서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계속 보이고 있지만, 성급하게 움직일 경우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추가 대북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줬을 뿐 기본 입장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외교가에서는 더 지배적이다. 청와대가 목표로 하고 있는 4월 말 내 대화 분위기 재조성이 쉽지 않은 셈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25일 “지금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어떤 제의를 하거나 미국을 설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결국 북한과 대화 노력을 계속하되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전향적 조치가 없으면 경제협력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도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남북 협력을 통한 중재, 촉진이 아니라 확실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 정리”라며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정의와 이행 의지가 확실하다는 대답을 받아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에 부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대화 방식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남·북·미 워킹그룹도 제안해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협상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국내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