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바른미래 공수처案 최대한 반영”

‘절대 불가’서 ‘조정 가능’돌아서
패스트트랙 교착 돌파 여부 주목
한국당은 자체 선거개혁안 내놔

더불어민주당이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내용으로 하는 바른미래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절대 불가’에서 ‘조정 가능’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교착 상태였던 패스트트랙 논의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패스트트랙을 지연시킬 수 없다”면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주장하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반영해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기소권 분리를 통해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지 않는 바른미래당 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협상이란 모멘텀이 있는데 그때를 놓치면 어렵다고 본다. 마지막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의 키를 쥔 바른미래당은 이날 “패스트트랙은 민주당에 달려 있다”며 압박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제안한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선거개혁과 사법개혁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사무총장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발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안은 1점 1획도 바꾸면 안 되는 절대선인 것이냐”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협상에서 배제된 자유한국당은 이날 의원정수 10% 감축을 전제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수를 조정하자는 자체 선거제 개혁안을 제안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의원정수 10% 감축을 대전제로 해서 비례대표와 지역구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다시 논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기존 공수처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이란 양날의 칼을 찬 민변 검찰청을 청와대 하에 두겠다는 것”이라며 “공수처의 진짜 얼굴은 사법 홍위병이 될 것”이라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