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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25일(月)
有用無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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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不必博 要之有用 仕不必達 要之無愧(학불필박 요지유용 사불필달 요지무괴)

학문은 꼭 넓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요컨대 쓸모가 있어야 하고, 벼슬은 꼭 영달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요컨대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남송 시대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대경은 젊은 날 과거에 급제해 지방의 관직 생활을 하다 조정에서 일어난 권력 암투에 관련돼 면직당한 뒤 다시는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평생 저술에 전념해 여러 책을 남겼다. 대표작인 ‘학림옥로’는 역대와 당대의 시문(詩文)에 대한 일화와 평론이 주류지만, 당시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과 인물에 대한 평론도 적잖이 다루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 시문은 지식인들에게 필수 교양이었고, 송대는 본격적으로 과거제가 시행돼 지식인 관료제 사회가 확립된 시기였기에 시문, 학문, 정치 세 가지가 동시에 언급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학문을 추구하는 사람은 더 폭넓게 더 깊게 공부하고픈 마음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쓸모라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쓸모란 경세치용(經世致用)의 사회적 쓸모라고 할 수 있다. 벼슬을 추구하는 사람은 더 높고 귀한 자리에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부끄러움을 남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학계는 실용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가시적 성과에만 치중하면 장기적 발전에는 오히려 방해되고 사회의 균형 잡힌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문의 쓸모에 대해, 벼슬하는 자의 부끄러움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리사욕으로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복지부동이나 무사안일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쓸모 있음과 부끄러움 없음, 학자나 관료라면 꼭 새겨야 할 말이라 생각한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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