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원아 고맙다” 눈물쏟은 최태웅…현대캐피탈 남자배구 우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26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우승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최 감독 “부상에 시달리며
챔프전까지 잘 뛰어줬다”
세터 이승원 “서운함 없어”

최태웅(43) 현대캐피탈 감독이 눈물을 쏟았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대한항공과의 3차전에서 3-1(25-20, 30-32, 25-19, 25-20)로 승리했다. 3연승을 챙긴 현대캐피탈은 2005∼2006, 2006∼2007, 2016∼2017시즌에 이어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프전에서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에 패했다. 올 시즌엔 반대로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1위였고 현대캐피탈은 2위였다. 통쾌한 설욕전인 셈.

최 감독은 2015년 4월 현대캐피탈 부임 이후 2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 감독은 꾸중하기보다 격려하는 스타일. 하지만 올 시즌엔 선수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세터 이승원은 특히 최 감독의 아픈 손가락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계약으로 전광인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주전 세터 노재욱을 한국전력에 내줬다. 세터 출신인 최 감독은 노재욱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이승원 다듬기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승원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최 감독의 애를 태웠다. 최 감독은 우승 직후엔 활짝 웃었지만, 이어진 인터뷰에선 “가장 고마운 선수는 이승원”이라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최 감독은 “(올해 잦은 부상으로) 승원이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이 싫었다”면서 “승원이가 스스로 부족한 것을 깨닫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덧붙였다.

이승원은 “최 감독님께서 저를 안아주시면서 ‘너 때문에 울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감독께서 우시는 영상을 보고 나도 울컥했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승원은 “혼날 때는 신경 쓰였고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우승하면서 서운함은 모두 사라졌고 지금은 감독과 팬들께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