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7.24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28일(木)
불꽃은 순간 사라지지만… 벚꽃은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장범준 ‘벚꽃엔딩’

SBS ‘불타는 청춘’(불청)은 불청객처럼 찾아왔다. 4년 전(2015년 3월 27일 첫 방송) 이맘때였다. “한때 잘나가던 스타들의 궁상스러운 모습을 시청자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두 번 혀를 차며 볼 수는 있겠지.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고 지금 ‘불청’은 화요일 저녁의 예능 강자로 순항 중이다. 이번 주말(30일)엔 ‘불청콘서트’도 열린다.

중견 스타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돼 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러나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최백호 ‘낭만에 대하여’ 중) 친구가 된다는 게 쉬운 일인가. 게다가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라니. 그래서 초반엔 ‘청춘을 돌려다오’나 ‘불 꺼진 창’이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도 생각했다. 이들은 정녕 세월의 야속함을 집단 성토하러 모인 것인가. ‘날 두고 간 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 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 동산 찾는가’(산울림 ‘청춘’ 중).

정답던 옛 동산엔 지금 활기가 넘친다. 야전(야외전축) 틀어놓고 막춤 추던 시절의 ‘비너스(Venus)’가 주제곡으로 등장하는 것도 흥겹다. 1970년 빌보드 1위, 가수 이름조차 쇼킹블루(The Shocking Blue)다. ‘난 너의 비너스/ 네 욕망의 불꽃(I’m your Venus I’m your fire at your desire)’. 그 시절 비너스 동산에도 ‘버닝썬’의 유혹이 있었나. ‘산꼭대기 여신이 은빛 불꽃처럼 타올랐지(Goddess on the mountain top/ Was burning like a silver flame)’. 의미도 모르고 따라 불렀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불타는 사랑’(Burning love·1973)도 문신처럼 남아 있다. ‘내가 바로 후끈후끈/불타는 사랑(I’m just a hunk, a hunk of burning love)’.

음악동네에도 불꽃이 피고 불티가 날리고 불씨도 번진다. 그들은 끝없이 불의 역사를 가르쳐준다. ‘사랑의 꽃/ 행복의 꽃/ 생명의 꽃/ 영혼의 꽃/ 나는 타오르는 불꽃 한 송이’(정미조 ‘불꽃’ 중). ‘사랑과 미움을 나는 보았네/ 저 불꽃 속에’(조동진 ‘불꽃’ 중). ‘나의 뜨거운 마음을/ 불같은 나의 마음을/ 다시 태울 수 없을까’(전영록 ‘불티’ 중). ‘텅 빈 내 가슴에 재만 남았네/ 불씨야 불씨야 다시 피어라’(신형원 ‘불씨’ 중).

▲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불청’을 보면서 처음 가졌던 감정은 연민이다. 연민은 ‘내 가슴 속에 들어온 너의 슬픔’이다. 저런 모습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솔직히 가끔 든다. 그들이 누군가. ‘우정의 무대’를 연출할 때 부대마다 요청하는 연예인 명단은 엇비슷했다. 김완선, 강수지, 양수경, 김혜림. 그들을 다시 보는 건 반갑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한때는 라이벌이었고 나이 상관없이 누가 먼저 데뷔했느냐, 누가 더 인기가 있느냐를 따지며 언니 동생의 호칭마저 거북해했던 걸 나는 기억한다. 지금은 어떤가.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그들은 다정하게 걷는다. 세월은 위대하다. 이제 그들은 겸손하다.

내가 청춘을 바친 여의도 MBC 송신탑이 최근 철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당시 동료들은 마치 우리의 청춘이 철거되는 느낌을 받았을지 모른다. 돌이켜본다. 우리는 누구에게 청춘을 바쳤던가. 송신은 신호를 보낸다는 건데 그렇다면 청춘의 수신은 언제 받을 수 있는가.

여의도는 일 년에 두 번 사람들로 붐빈다. 거기에 꽃들이 만발해서다. 봄에는 벚꽃, 가을엔 불꽃으로 타오른다. 벚꽃놀이와 불꽃축제. 둘 다 꽃인데 벚꽃은 자연의 선물이고 불꽃은 문명의 산물이다. 문명은 변신의 귀재지만 자연은 일편단심이다. 그래서 매년 찾아온다. 불꽃은 순간에 사라지지만 벚꽃에 ‘엔딩’은 없다. 오늘은 장범준(사진)의 노래를 찾아들어야겠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중략) 우리 이제 손 잡아요/ 이 거리에 마침 들려오는 사랑 노래 어떤가요’(‘벚꽃엔딩’ 중).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 많이 본 기사 ]
▶ “일본놈들 발광에 아무 말 못한 文…그대야말로 친일파”
▶ 김성태 “남부지검장, 생을 달리한 故정두언 수사”
▶ “파리 ‘누드 공원’, 파리꾀듯 관음증·노출증 환자로 몸살”
▶ “만지고 끌어안고”…보험사 여직원들, 강제추행 팀장 고소
▶ 이태임 남편 주식사기 혐의 구속…은퇴 후에도 시련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민경욱, 페북에 “미친 또라이 일본놈들” “선대인 친일파”“한 나라 대통령이나 되는 분께서 그러시면 되겠는가”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mark김성태 “남부지검장, 생을 달리한 故정두언 수사”
mark“만지고 끌어안고”…보험사 여직원들, 강제추행 팀장 고소
“겨울옷 안사야 유니클로 타격”…정교해지는 日제..
러시아 “기기 오작동… 영공침범 의도 없었다”
‘극단원 성추행’ 이윤택 징역 7년 확정…“꿈과 희망..
line
special news 황병승 시인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시인 황병승(49) 씨가 경기도 고양에 있는 자택에서 24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고 유족이 전했다.황 씨는..

line
침범한 중·러, 억지주장 日, 방관하는 美… 열강의 ..
5년전 이어… 정주영회장,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靑, 개각 앞두고 전열 정비… 장관급 9명 검증작업..
photo_news
“파리 ‘누드 공원’, 파리꾀듯 관음증·노출증 환..
photo_news
6살 유튜버 보람이 가족회사, 95억 청담동 빌딩..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소헌왕후 정신적 外傷 극복 비결은, 외조부 큰 사랑·남편 세종..
[인터넷 유머]
mark혼전계약서 mark음양의 법칙 등
topnew_title
number 한국당 총선 필패론
마동석·청각 장애인…마블의 영리한 캐스팅
‘프듀’ 투표 조작의혹에… 뿔난 팬들, 변호사..
17세 소녀 시신 사진, 인스타그램에 20시간..
오승환, 콜로라도서 방출 위기… 삼성 복귀..
hot_photo
조수애·박서원, 2세 안고 행복한..
hot_photo
“시야 가리지마라”…129억 내고 ..
hot_photo
쯔양, 학교폭력 의혹 해명 “내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