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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논단 게재 일자 : 2019년 03월 29일(金)
北인권 단체 겁박은 反통일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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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한국외국어대 교수·국제정치학

오는 4월 말 미국에서 열리는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가하는 북한 인권 관련 단체들에 통일부가 비판 자제를 조건으로 항공료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에 배치되는 중대한 사건이다.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진정한 싸움은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들 단체의 주장과는 달리 이를 부인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은 통일 한국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다. 이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이런 행태를 보였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남북한 관계를 고려한 정책적 선택이었다면 더욱 그러하다. 북한 비핵화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은 우리가 달성해야 할 국가적 과업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인권 개선 문제를 연계, 처리해야 한다는 게 미국 정가의 목소리다.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2018년 세계인권 상황을 다룬 2019년 세계자유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13년째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를 고려한 우리나라의 자유도(freedom rating)는 2.0으로, 세 가지 범주(자유국, 부분적 자유국, 비자유국) 중 자유국으로 분류됐다.

그렇다면 북한의 인권 상황은 어떠한가. 자유도는 최저 수치인 7.0이고 등급은 비자유국으로, 최악의 인권 상황을 드러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국이 83점인 반면 북한은 3점으로 그 열악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100점을 받은 북유럽의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와 비교하면 국가로서의 존립 자체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로는 시리아, 남수단,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레아, 그리고 티베트뿐이다.

이러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로 국제사회는 줄기차게 북한 정권에 인권 개선을 요구해 왔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 주민의 심각한 인권 침해 실상에 대한 관심과 그 개선 방안을 담은 결의안으로, 그 전신인 인권위원회에 이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올해까지 17년째 채택됐다. 또한, 2014년에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미·북 간 및 남북 간 관계 개선의 움직임이 있었으나 북한의 인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한국 내 북한 및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인식만 좋아졌다는 점을 한 설문조사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와는 달리 북한의 인권 실상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2500만 주민 중 1100만 명이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는 세계식량계획(WFP)의 보고는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우리는 ‘인권이 주권에 우선한다’는 신국제주의 원칙이 강조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인권 개선을 이유로 한 국제사회의 개입이 정당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계화 시대를 맞아 국가 안보와 더불어 인간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세계사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역행하는 북한 지배층에 대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는 북한의 인권 침해 사례들이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며,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정권이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인권유린 사례를 말해 보라”는 한 국회의원의 질의에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그것이 현 정부 대북 인권정책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통일은 북한 정권보다는 북한 주민을 진정으로 끌어안을 때 가능하다. 북한 인권 개선 노력은 바로 통일로 가는 알파요 오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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