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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His Story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0일(水)
스타 과학자·마당발 인맥… “AI드림팀 꾸렸지만 아직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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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본원에서 만난 정송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이 있는 ‘김병호·김삼열 IT융합빌딩’ 창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 = 김동훈 기자 dhk@
정송 초대 카이스트 AI 대학원장

네트워크 분야 세계적 명성
국제 최고 논문상 두번 수상
과학계엔 ‘정사모’ 모임까지

대학원교수 평균39세 드림팀
논문발표 기준 세계 10위권
핵심산업 AI 인력 양성 계획

인공지능은 새로운 패러다임
韓반도체와 융합땐 무한 성장
주력산업 혁신에도 도움 될것

영화 속 사람 지배하는 로봇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아
‘AI 포비아’ 걱정은 안해도 돼


카이스트의 인공지능(AI)대학원이 올가을 출범한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이스트를 고려대, 성균관대와 함께 AI대학원 설립 지원 대학으로 선정했다. 향후 10년간 대학당 19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초대 대학원장은 네트워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정송(54)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석좌교수가 맡았다. 그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최고 논문상인 ‘윌리엄 베네트 상’을 두 번(2013·2016년)이나 받은 스타 과학자다. 네트워크 분야 노벨상으로 남들은 평생 한 번 받기도 어려운 상을 3년 사이에 두 번이나 받았다. 네트워크 분야의 석학인 그는 사람 간의 네트워킹에도 탁월하다. ‘인재 영입의 달인’이라 불리며 평균 연령 39세, 논문 발표 기준 세계 10위권의 역량을 가진 교수진을 모아 드림팀을 구축했다. 과학계에 ‘정사모(정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모임이 있을 정도로 마당발 인맥을 자랑한다. 연구 욕심이 많은 그는 아직 배가 고프다. 그는 “이번 선정 결과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공지능은 단순히 하나의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세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이스트 AI대학원을 통해 뛰어난 인력을 공급해 국내 AI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어 했다. 무엇보다 국내 핵심 주력 산업군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통신, 의료, 자동차, 바이오 등의 산업 분야를 AI 기반의 혁신을 통해 재도약시켜 다음 세대를 위한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지난 8일 대전 카이스트 캠퍼스 연구실에서 정 교수를 만났다.

―정부가 카이스트를 통해 고급 AI 인력 양성에 나선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고급 AI 인재 육성의 씨앗을 뿌린 것으로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2030년까지 AI 분야의 전 세계 총생산은 1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장 규모는 연평균 6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가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AI 핵심 인재를 시장에 적시 제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체계가 구현돼야 한다. 물론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는 1조 원의 자금으로 AI 연구를 하고 있고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AI 연구에 엄청난 지원을 하는 것에 비교할 수 없지만, 시작이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의 AI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이미 구인난이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급 인력 양성이 시작된 것은 잘한 일이다. 다만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 연구기관을 육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정치 논리에 따라 역량과 투자를 분산시키고 예산 나눠먹기식의 기존 관행은 지양돼야 한다.”

―카이스트 AI대학원의 전임 교수진이 평균 연령 39세의 ‘드림팀’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는데.

“평균 연령이 39세인데, 최고령자인 나를 빼면 36세다. 가장 어린 교수가 29세다. 굉장히 젊은 분들로 구성돼 있는데 그 이유는 AI 분야가 한동안 암흑기를 겪어 이 분야에 박사가 없었다. 2012년부터 다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많은 신진 연구자가 배출돼 연구자의 연령층이 자연스럽게 젊어졌다. 카이스트 교수진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드림팀인가 하면 최고 학회에서 세계 10위로 많은 논문을 쓴 그룹이다. 대단한 실적이다. 아시아에서 10위권 안에 든 것은 카이스트와 칭화(淸華)대밖에 없다.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디즈니 등에서 AI를 연구한 좋은 교수님들 모시고 최고의 대학원 교육과정을 신나게 시작하려고 한다.”

―카이스트 AI대학원은 무엇을 가르치나.

“석사 40명, 박사 20명 등 매년 60명을 선발해 기존 산업과 융합되는 AI 기술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전임 교수진은 20명까지 확대된다. 반도체, 통신, 의료, 자동차, 바이오 등 국내 핵심 산업과 결합될 수 있는 AI 기술인력을 대거 양성해 공급할 것이다. AI 코어 기술과 딥러닝 기초 및 심화 기술을 중심으로 교과 과정을 설계하고 하드웨어 분야인 AI칩 기술 인재도 양성하겠다. 딥러닝,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AI 알고리즘 등을 습득하고, AI가 접목된 헬스케어, 자율주행, 제조, 보안, 이머징 분야 등 5개 특화 과정으로 세부 전공을 만들 것이다.”

―AI를 연구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팀도 구성된다고 들었다.

“AI대학원 소속 교수들과 학부 교수 간의 다양한 연구팀 구성이 논의되고 있다. 이를테면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거짓 정보를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AI 기반 가짜뉴스 탐지’,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사이버전, 전자전 등에 대비한 안보시스템을 연구하는 AI 국방융합 연구, 5세대(5G) 통신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드론과 드론 간 스마트 연결 기술을 개발하는 5G 집단드론 연구, 알파고 등 AI 처리를 지원하는 칩인 GPU·TPU 등 AI 반도체 연구 등이다. 반도체, 통신, 의료, 자동차, 바이오 등 국내 핵심 주력 산업군이 약간 어려움을 겪는데, 혁신을 통해 재도약시켜 다음 세대 먹거리 창출에 기여하겠다.”

―2016년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의 등장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AI가 몰고 올 미래 산업의 변화를 예측한다면.

“AI가 전 분야를 변화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5G와 연계된 스토리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200명 규모의 이스라엘 벤처기업 ‘모빌 아이’가 사물인식 기능이 있는 칩을 개발했다는 이유로 17조 원이라는 거금에 인텔에 인수됐다. AI가 접목된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한다. 최근의 자율주행차 사물인식 기술은 인간의 시각 인식 능력을 넘어섰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AI로 데이터를 접목시키면 제조 공정 수율이 조금만 올라가도 엄청난 이익이 온다. 제조업 분야도 컨베이어벨트 대량생산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넘어가는데 AI 기술로 스마트 제조를 할 수밖에 없다.”

―AI가 직업 분야에서 몰고 올 대변화도 예측되는데.

“세상이 바뀔 것이다. 이미 AI 기반 음성인식 및 기계 번역 기술을 통해 휴대전화 하나로 자유롭게 세계 여행을 다니는 시대다. AI가 본격화되면 명의, 명변호사, 명감독, 명작곡가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 지금 기술로도 현재 명의들의 처방 전략과 시행착오 정보가 들어 있는 병원 치료기록만 제공된다면 강화 학습을 통해 AI 명의가 온라인상에 다수 등장할 수 있다. 환자의 사진을 보여주고 AI 의사가 시키는 대로 치료를 하면 된다. 수많은 기보를 데이터로 받은 알파고가 이세돌보다 바둑을 잘 두는 원리와 같다. 관건은 경험 데이터를 AI에 줄 거냐, 안 줄 거냐의 문제다.”

―한국이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AI 분야가 있는지.

“세계 최고인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AI 분야를 통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메모리반도체로 최근 몇 년간 최전성기를 보냈지만, 메모리만 하지 말고 비메모리를 해야 한다. AI 반도체가 가장 해볼 만한 것이다. 한국이 제일 잘하는 반도체와 AI가 결합하면 AI 하드웨어 분야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다. 현재는 미국, 캐나다, 중국이 앞서가는 분야라 할 수 있지만, 한국이 전략적으로 대처하면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 반도체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윈도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데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국가적 투자를 앞세워 추격해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AI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류의 미래를 흔들 수 있다는 공포, 즉 ‘AI포비아’에 대한 견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AI는 수동적인 것이다. AI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지만 사람이 데이터를 넣어 보여주지 않는 것은 할 수 없다. 직업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인류의 행복에 도움을 주며, 때론 인간에게 자극도 되겠지만, 영화에서처럼 사람을 지배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무엇을 넣어줄 것인가만 잘 통제하면 인간에 도움이 된다. 또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큰 영역인 감성이나 창조성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인간 소외 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AI 혁명의 최대 자원은 빅데이터인데 접근과 활용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규제 수준은 어떤가.

“우리나라가 프라이버시 이슈 등 때문에 데이터 규제 접근이 심하지만, 미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는 구글과 같은 제대로 된 플랫폼 사업자가 없다. 네이버 정도의 스케일로는 국내에 국한된 데이터 약소국이다. 다양성도 부족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서별, 기관별로 외부에 데이터를 개방하지 않고 보유하려는 특성이 강한 편이다.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아야 한다.”

인터뷰 = 김창희 전국부 차장 chkim@munhwa.com
e-mail 김창희 기자 / 전국부 / 차장 김창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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