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트코인 70% 캐는데… 中, 채굴 막았다

2017년 거래금지 후속조치
가격 폭락 등 시장타격 예상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 시설을 폐쇄해 비트코인 거래 자체를 완전 봉쇄하기로 했다. 최대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 시장인 중국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시장이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경제 계획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8일 ‘2019년 산업 구조조정 지도 방침’을 발표해 암호화폐 채굴 산업을 ‘도태 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 오는 5월 8일까지 여론을 청취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시설 폐쇄라는 강경한 입장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매해 산업 구조조정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육성 산업’ ‘제한 산업’ ‘도태 산업’ 세 종류로 업종을 나눠 지정한다. 도태 산업으로 지정되면 관련 상품의 제조·판매·사용뿐 아니라 투자 및 대출도 금지된다.

중국 정부는 일단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가 심각하다는 이유를 들어 비트코인 산업의 씨를 말리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은 방대한 컴퓨터를 동원해 암호화폐 거래가 유지되도록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암호화폐의 일부를 받는 것을 말하는데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한다. 중국에서는 전기료가 매우 싼 서부 쓰촨(四川)성과 윈난(雲南)성, 북부 내몽골자치구 등에 비트코인 채굴 시설이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70%, 거래의 90%가 이뤄지는 가장 큰 시장이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투기적 버블과 사기 등을 크게 우려해온 것이 시설 폐쇄 결정의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지난 2017년 9월 비트코인 거품 우려와 무질서한 시장 등을 이유로 거래를 금지했다. 채굴 시설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관련 기업들이 타인 명의로 채굴을 지속하면서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중국이 1년 6개월여 만에 채굴 시설 폐쇄로 방향을 정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 확대 등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중국에서의 집중 매수로 최근 4개월 동안 최고치인 5200달러를 나타냈지만 중국의 규제로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