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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1일(木)
유언 대신 금융사에 신탁… 상속분쟁 막고 자산관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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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 ‘유언대용신탁’ 관심 급증

살아있을 때 상속 결정해놓고
사후 지정한 시기에 유산 지급
이익증여상품, 과세 부담 완화
하나銀·신영證 수탁액 증가세

한부모 사망후 양육비 맡기고
노인 치매 환자 자산관리까지
대중적 ‘금융 복지’로 진화중


자산가의 죽음은 유가족에게 상속이라는 과제를 남긴다. 자산의 배분 과정에서 분쟁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금융기관을 통해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자산을 맡기고 집행을 하도록 하는 신탁제도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나타나면서 더욱 각광 받고 있다. 생존 당시 금융기관을 통해 미리 상속을 결정해 사후 금융기관이 집행하도록 하고 금융기관이 장애인 가족이나 미성년 자녀를 대신해 일정 기간 자산을 맡아 관리해 주기도 하는 ‘유언대용신탁’도 그 중 하나다. 최근에는 신탁이 재혼이나 이혼 가정의 양육비와 유산 지급문제, 학대 아동 등 금융 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 서비스 등 ‘금융 복지’의 새로운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으로 사후 유산 분쟁 예방… 내 자산을 내 뜻대로 =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유언대용신탁은 금융회사와 생전에 자산에 대한 신탁 계약을 맺고 자산을 관리해 주다가 계약자의 사후에 계약 내용에 따라 지정한 수익자에게 지급·관리하는 금융상품이다. 살아있을 때 돈을 맡기기 때문에 생전신탁이라는 말로도 불리며 유언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미성년 상속인에 대해서는 일정 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금융회사가 일정 방식대로 자산을 관리해 주고 지정한 시기에 상속받을 수 있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지난 2009년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러운 사망 당시 그가 생전에 신탁 계약을 통해 상속 내용을 정해 놓았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관심을 모은 것처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신탁이 보편화돼 있다.

은행에서는 서울투자신탁을 뿌리로 두고 있는 KEB하나은행이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0년 국내 금융사 최초로 신탁상속 상품인 ‘리빙 트러스트’를 출시했으며 이후 꾸준히 수탁액과 건수를 늘려와 수탁액이 3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중에서는 신영증권이 2017년 출시해 이후 빠르게 수탁액을 늘려오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유언대용신탁과 이익증여신탁 등을 포함하는 자산 승계 서비스인 ‘패밀리 헤리티지서비스’의 수탁액은 출시 첫 분기인 2017년 1분기 대비 지난해 연말 2252%를 기록했다. 이익증여신탁은 가족에게 금융 자산에 대한 이익을 증여함으로써 과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 해를 거듭할수록 자산가들의 자산승계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주목해 자산승계 신탁비즈니스를 시작, 적극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부모 사망 후 미성년 자녀 양육비, 치매 환자의 자산 관리 등 ‘사회적 금융’ 역할로 확장 = 최근에는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평범한 가정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와 치매 환자의 증가에 따른 자산 관리 문제, 한부모 가정에서 자녀의 양육권과 친권을 가진 한쪽 부모의 사망 뒤 자녀의 양육비 문제, 미성년이거나 사회적 취약 계층 지원금의 안전한 관리 등을 신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배정식 KEB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장은 “고령화의 심화로 상속과 노년의 삶에 대한 고객들의 고민이 증가하면서 갈등이나 고통을 해결할 솔루션으로 유언대용신탁이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초기에는 고액 자산가나 상속 갈등이 있는 사례 위주로 상담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치매 노령층에 대한 자산 관리를 위한 신탁 및 이혼 후 친권과 양육권을 가진 한부모 사망 후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의 자산 관리, 자산가가 아닌 대중적인 상속형 신탁 등 다양한 사례들이 신탁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센터장은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유언대용신탁 활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신탁의 종류가 확장하고 있는 것을 참조한다면 한국에서도 신탁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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