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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1일(木)
[단독]“대학정원 급증, 586세대 정치성향에 결정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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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일 고려대교수팀 ‘한국종합사회조사 통계’ 분석

반독재 시위 주도 진보 색채
20대 경험, 전생애 걸쳐 영향
직전세대보다 이념상 ‘좌향적’


한국 사회에서 1980년대 초반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이 직전 세대보다 정치적으로 더 ‘좌향좌’ 한 사실을 확인한 논문이 나왔다. 이는 기존의 사회 통념 수준을 넘어 세대별 교육 여부와 정치적 이념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힌 첫 연구결과다.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은 “특정 인구집단이 20세 전후 공유한 사회적 경험이 평생의 가치관과 정치성향을 결정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해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팀이 2003년부터 10년 동안 실시됐던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이른바 ‘586세대(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한 결과 대학 교육을 받은 경험이 이들 세대의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1958∼1962년 사이 출생자 146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학 교육이 시민의 정치적 성향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 한국의 졸업정원제 정책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사회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 ‘소셜 사이언스 리서치(Social Science Research)’에 실렸다.

분석결과,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진보·보수적이라 생각하나(5점 척도, 숫자가 높을수록 진보적)’라는 항목에 대한 답변에서 대학 진학률이 크게 상승했던 1960년 출생자 집단을 기점으로 진보적인 성향 척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1981년 처음 도입된 졸업정원제로 1960∼1962년 출생자 집단의 대학 진학률 대폭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전두환 정권의 신군부는 1981년 대학 본고사를 폐지하고 졸업정원제를 도입해 입학생을 졸업생의 130% 수준으로 늘렸다. 이에 주요 상위권 대학은 그해 유례없는 정원미달 사태를 겪기도 했다.

정 교수는 “1960∼1962년 출생자 집단은 직전 출생자들과 비교적 균일한 사회·경제적 특성을 지녔지만, 졸업정원제가 도입되면서 대학에 진학한 비율이 우연히 크게 늘어났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특정 시기에 대학을 다녔다는 것만으로 세대의 정치적 성향이 일정 부분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독재 정권에 대항하는 시위가 이어지던 시대에 대학을 다닌 경험이 결과적으로 생애 전반에 걸친 정치적 성향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960∼1962년 출생자 세대는 졸업정원제 시행으로 비교적 많은 수가 쉽게 대학에 들어갔고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할 때 이른바 ‘3저(低) 호황’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팽창기를 향유했던 주축 세대로 꼽힌다. 586세대로 불리며 민주화 투쟁을 주도해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현재 한국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중추적인 역할로 올라섰다. 현 정부 청와대, 여권핵심 세력이기도 하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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