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이강희의 맛있는 술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5일(月)
30만명→1명… 일제때 끊긴 가양주 명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80억 명에 육박하는 전 세계의 인구 중에서 5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는 20개다. 약 38억 명이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깝다. 많은 언어가 서로 다른 환경에 적응해서 발전했지만 표현만 다를 뿐 ‘술’이라는 의미가 없는 언어는 없다. 이렇듯 술은 인간에게 가까운 존재였고 동반자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찰에서 빚던 술이 가정으로 전해지게 되고 집집마다 자기 집안에 맞는 가양주가 빚어졌다. 조선시대 내내 그렇게 이어져 오던 전통은 일본이 통감부를 설치하고 통치하면서 바뀌게 됐다.

1904년 10월에 재정 고문으로 부임한 메가타 다네타로(目賀田種太郞)는 대한제국 재정제도의 개편과 운영을 감독했다. 초대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함께 1905년 4월부터 우리나라의 주류 상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통감부에서는 1909년 2월에 법률 3호로 주세법을 시행했다. 모든 술 담그는 사람들을 면허제로 한다는 내용으로 소속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으면 술을 만들 수 없도록 했다. 술을 팔던 주막은 물론이고 가정에서 제례를 위해 만들던 가양주까지 이 땅에서 이뤄지는 모든 술 제조에 제한을 둔 것이다. 이후 한일병탄으로 이어지면서 통감부는 총독부로 바뀌었다. 총독부는 1916년에 주세법을 주세령으로 고쳐서 시행했다. 그동안 자가용 술에 대해 무제한으로 제조를 허가했던 면허제는 이때부터 제한 면허제로 바꾸고 판매용으로 만드는 술보다 과세율을 높여서 자가용 술 제조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만드는 술보다 사 먹는 술을 싸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면허자가 사망했을 때에는 그 자손이나 상속자가 면허를 이어받을 수 없게 해서 집에서 빚던 가양주가 대를 이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 당시에 어렵게 소식을 듣고 자가용제조 면허를 받은 사람은 30만 명이 넘었다. 당시에 조선의 인구가 1000만 명 정도였고 대가족 형태였을 것을 감안하면 매우 많은 집에서 가양주를 빚어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우리나라 땅에는 술을 빚는 지역의 온도와 재료, 물의 성질에 따라 각각 지역적 특색에 맞는 30만 가지 이상의 술맛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가용제조 면허 신청자와는 반대로 판매를 위해 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면허의 상속을 인정하고 장려했다. 이듬해인 1917년부터는 판매용 술을 빚는 주류제조업에 대해서도 지역마다 주류제조업자를 새롭게 지정해 일반인들의 제조업 참여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1919년과 1920년, 1922년, 1927년, 1934년까지 주세법을 개정하면서 주세를 걷기 위해 주류제조 면허의 허가를 강력하게 제한했다. 이러한 결과로 1932년에는 자가용으로 술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1명만 남게 됐는데 그마저도 사망하면서 1934년부터는 자가용 술을 빚을 수 있는 면허가 사라지게 돼 우리나라 가양주의 명맥은 일본이 설계한 대로 끊어지게 됐다.

이러한 규제와 단속은 밀주를 만들게 되고 일반인들이 범죄자로 양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에 판매용 주류를 제조하던 면허자들은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되면서 자본가로 성장했다. 술도 만드는 방법과 재료가 균질화되면서 독창성과 지역적 특색이 없어지게 됐다.

술칼럼니스트
[ 많이 본 기사 ]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3기’
▶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
▶ ‘北핵공격 대비’ 벙커 파던 美백만장자, 작업자 사망에 9년..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지하벙커 작업하던 청년 화재로 사망…검찰 “北핵공격에 편집증적 집착”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해 자택 지하에 ‘핵 벙커’를 만들다 작업..
mark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대 1위..
mark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손혜원, 보안정보로 부동산 차명매입”
여야, 국회 일정합의 불발…문의장 “합의안되면 24..
line
special news 홍문종 “의원 40∼50명 거느리는 당 될 것…정계..
탈당 기자회견 열고 “한국당 역할 기대할 수 없어…탄핵은 촛불 쿠데타”“朴 전 대통령과 컨택 없다 할 수..

line
“당 내부 ‘슈퍼 갑’ 마인드가 결국 황교안브랜드 망..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
새 중앙지검장은…‘小尹’ 윤대진이냐, 기획통 이성..
photo_news
김병현 “수제버거 배달왔습니다”…光州一고 사..
photo_news
美공군, 중·러 대응 마하 5 극초음속 미사일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옆집 여성 훔쳐보고 죽음으로 내모는… 상류층의 ‘위선’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 40대 여성 시신, 계획적 자살 무..
‘회삿돈 370억 횡령’ 회사원 구속…“명품·유..
“BTS, ‘스타디움 투어’ 936억원 벌었다…티..
日작가, TV예능서 한국인 기질 비하…“손목..
탈북 현인애 “北 장마당 여성 대상 권력형 성..
hot_photo
KIA 이범호 은퇴 결정 “많은 고민..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