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5일(月)
무상교육 뒤에 숨겨진 문제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민종 사회부 부장

문재인 정부가 ‘교육의 국가 책임·공공성 강화’란 취지에 따라 공약한 고교 무상교육 시행방안을 지난 9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시기도 예정보다 1년 앞당겼다. 교육부가 정책연구 발주절차조차 생략할 때부터 예고됐지만 연 2조 원대 재원 마련에 대한 충분한 사전준비와 조율, 부담 원칙, 사회적 토론과 합의 절차가 없다 보니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당·정·청은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교육기회 보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우리나라만 고교 무상교육 부재(不在)’ ‘저소득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 13만 원 인상’ ‘국민 가구당 연평균 158만 원 절감’ 등의 당위성과 화려한 기대효과를 제시했다.

과연 그럴까. 며칠간의 잡음만 봐도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고교 무상교육은 2012년에 전 학년에 적용되면 1조9951억 원이 든다. 3학년만 적용되는 올해 2학기만 해도 3856억 원이 필요하다. 당·정·청은 2학기는 시·도 교육청이 자체 예산으로 집행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는 소요액의 절반씩을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에 동의했다던 시·도 교육감들이 다시 합의된 의견을 내는 데 며칠이 걸렸다. 재정 분담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각 교육청의 이견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12일 기자와 통화한 모 교육감은 이를 두고 “(다들)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대통령 공약사항을 의식해 시기를 당기고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인 지방교육재정교부율 상향이 기획재정부 반대로 실패하자 분담 카드를 꺼내 밀어붙였다. 대부분 진보성향인 교육감들도 2014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교육 시행을 앞다퉈 내걸고 당선됐지만 정작 분담하자고 하자 화들짝 놀랐다. 시행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재원 부담을 떠넘기지 말라” “2022년부터는 정부가 다 내라”고 반발했다. 또 5년 후 교부율 상향으로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처지에 오히려 교부금 비율을 하향해야 한다고 고개를 젓고 있는 재정 당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을 빗댄 것이다. 2024년 이후에는 예산마련 대책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전문가들도 지적하고 있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 증대로 다른 교육부문 예산을 전용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 환경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란 점이다. 보편적 교육복지정책 확대가 ‘부메랑’이 되는 셈이다. 무상급식을 확대하면 무리하게 단가를 인하할 수밖에 없어 급식의 질이 떨어지고 자원도 낭비되는 부작용과 같은 논리다. 이러니 “교육재정 투입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사회적 수요가 큰 곳은 국·공립 비율이 낮은 유치원인데 저출산 문제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유치원에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유아교육과 중등·고등교육 모두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이정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적도 나온다. 5년짜리 교육 복지 포퓰리즘 시비에 휘말린 고교 무상교육은 자율형사립고 폐지 정책과 맞물려 교육의 미래에는 불안감을, 교육행정에는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기야 교육과정도 20년간 20차례나 바뀐 조변석개(朝變夕改)였으니.

horizon@
e-mail 이민종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3기’
▶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
▶ ‘北핵공격 대비’ 벙커 파던 美백만장자, 작업자 사망에 9년..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지하벙커 작업하던 청년 화재로 사망…검찰 “北핵공격에 편집증적 집착”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해 자택 지하에 ‘핵 벙커’를 만들다 작업..
mark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대 1위..
mark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손혜원, 보안정보로 부동산 차명매입”
여야, 국회 일정합의 불발…문의장 “합의안되면 24..
line
special news 홍문종 “의원 40∼50명 거느리는 당 될 것…정계..
탈당 기자회견 열고 “한국당 역할 기대할 수 없어…탄핵은 촛불 쿠데타”“朴 전 대통령과 컨택 없다 할 수..

line
“당 내부 ‘슈퍼 갑’ 마인드가 결국 황교안브랜드 망..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
새 중앙지검장은…‘小尹’ 윤대진이냐, 기획통 이성..
photo_news
김병현 “수제버거 배달왔습니다”…光州一고 사..
photo_news
美공군, 중·러 대응 마하 5 극초음속 미사일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옆집 여성 훔쳐보고 죽음으로 내모는… 상류층의 ‘위선’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 40대 여성 시신, 계획적 자살 무..
‘회삿돈 370억 횡령’ 회사원 구속…“명품·유..
“BTS, ‘스타디움 투어’ 936억원 벌었다…티..
日작가, TV예능서 한국인 기질 비하…“손목..
탈북 현인애 “北 장마당 여성 대상 권력형 성..
hot_photo
KIA 이범호 은퇴 결정 “많은 고민..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