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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5일(月)
마약청정국 迷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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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유엔 마약범죄사무소(Office on Drugs and Crimes). 전 세계적인 불법 마약 유통 및 관련 범죄에 대한 범국가적 대처를 목적으로 1997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매년 세계마약보고서를 발행하고, 마약과 건강의 상호 관계, 마약 가격·범죄·단속에 관한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낸다. 지난해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 세계 15∼64세 인구의 5.6%에 해당하는 2억7500만 명이 한 차례 이상 마약에 손을 댔다고 한다. 가장 많이 사용된 마약은 대마, 아편유사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엑스터시, 아편, 코카인 순서였다. 3100만 명이 치료가 필요한 부작용에 시달리며, 약물 과다 복용 등 마약으로 인한 직접 사망자는 45만 명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보고서는 마약별 위험 지역도 지목했다. 아편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인도·나이지리아·탄자니아·콜롬비아에서 생산,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카인은 남아메리카 거의 전역과 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 등지에서 생산돼 전 세계적으로 유통된다. 주목할 것은 메스암페타민인데, 중국·인도·동남아 등이 주 생산지여서 우리나라와 일본도 생산은 하지 않지만,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우리나라는 한동안 마약청정국으로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유엔이 공식적으로 마약청정국을 발표한 적은 없다. 보고서에도 그런 개념이나 통계 등은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유엔에 오래 근무했던 외교관들에 따르면, 마약 관련 회의에서 비교적 마약 문제에서 자유로운 나라들이 거론되며, 한때 한국도 그 안에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국이 국제 마약상들의 거래 경유지로 악용되기도 했다.

국내 사법 당국에서는 10만 명당 2000명을 마약청정국 기준으로 삼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미 2016년에 2000명을 넘어섰다. 그 기준으로도 마약청정국이란 말은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한류 스타 승리가 연관된 ‘버닝썬’ 사건 수사에서 연예인 마약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 마약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로버트 할리 씨 투약 사실이 드러나는가 하면 재벌 3세들도 마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유명인이 아니어서 드러나지 않은 마약사범은 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육신은 물론 영혼까지 파괴한다는 마약. 마약과의 전쟁이라도 벌여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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