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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5일(月)
文정부, 중재자論 실패 인정하고 對北 제재 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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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중재자론(論)’이 미국과 북한 양측 모두로부터 사실상 공식 거부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워싱턴 회담 때 북핵 해결을 위한 올바른 협상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조기 개최 필요성을 제기한 미·북 3차 회담에 대해 “서두를 일이 아니다”고 했고, 제재 완화에 대해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 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1년 전부터 많은 국민과 전문가들이 이런 상황을 예상하면서 북핵의 제1 피해 당사자로서 핵 폐기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문 정부는 듣지 않았고, 1년이라는 시간과 많은 지렛대를 소진한 뒤에야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워싱턴 회담이 한국 시간으로 12일 새벽에 열린 것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 연설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중재자론은 겉보기엔 그럴 듯했지만, 여러 측면에서 근본적 결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제 그런 본질이 표면화했고, 이에 입각해 추진된 대북 정책도 실패로 귀결될 공산이 커졌다. 중재자론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제로 성립된 것이다. 지난해 3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백악관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했고, 이후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하노이 회담까지 성사됐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때 김 위원장은 과거·현재·미래의 핵무기는 물론 생·화학 무기까지 일괄 폐기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안에 대해 영변 핵시설 폐기만을 제시해 결렬됐다. 이번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핵을 “국가의 근본이익”으로 규정, 협상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중재자론의 전제부터 무너졌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워싱턴 회담 때 밝힌 남북 정상회담 추진 방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묵살한 것이다. 대신 ‘모든 것을 남북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핵은 대한민국 안보의 최대 위협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중재자도, 촉진자도 될 수 없다. 당사자 입장으로 돌아가 핵 폐기에 집중해야 한다. 한·미 동맹과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 폐기를 이뤄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 실패한 중재자론을 당장 폐기하고 외교·안보 라인 쇄신과 대북(對北) 제재 선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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