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면류관’ 살렸는데…‘남쪽 장미창’ 생사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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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0년 벌목한 나무 뼈대 등
목재장식품 대부분 소실 우려

화재가 발생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850년 동안 프랑스 가톨릭교계의 대표 교구좌 자리를 지켜온 만큼, 프랑스와 종교계를 대표하는 문화재급 유물들을 대거 소장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당국은 문화재 대부분을 안전하게 보존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문화재의 경우 유실 여부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가장 우려가 되고 있는 것은 내부의 목재 장식물과 장미창 등의 스테인드글라스들. 15일 르 피가로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현장 성명을 통해 “정면의 종탑과 장미창이 보존됐다”고 밝혔지만 다른 건물 문화재에 대한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특히 현지 언론은 화재 발생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테인드글라스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입구 정면 외에도 남쪽과 북쪽 측면에 1250년에 제작한 13m 지름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이 있는데, 대성당 측은 특히 남쪽 장미창(사진)을 가리켜 “기독교 문화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 부를 정도로 큰 자부심을 가졌다. 프랑스 언론은 “북부 쪽 장미창은 무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남쪽 장미창에 대해 BBC방송은 “우리는 화재로 더 이상 오리지널 스테인드글라스를 볼 수 없다”고 밝혀 장미창의 운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현지 언론 등은 내부 목재 장식 대부분은 화마에 소실됐을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주로 참나무로 구성된 대성당의 나무 뼈대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성당 건축이 시작될 무렵인 1160∼1170년 벌목한 것들이다. 성당 내에 있는 대형 파이프오르간도 명물로 꼽힌다. 여러 차례 교체되고 복원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마스터 오르간은 공공 행사에 사용되며, 노트르담의 오르간 연주자는 세계 최정상 오르가니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성당에서 보관하던 대표적인 성(聖)유물인 가시면류관과 생 루이의 튜닉(품이 넓은 서양식 옷)이 화재 직후 안전한 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1239년 루이 9세가 콘스탄티노플 황제 보두앵 2세로부터 기증받은 가시면류관은 매월 첫 번째 금요일과 사순절 기간 금요일에만 공개된다. 프랑스 왕이 입었던 튜닉도 노트르담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