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스타트업 뒤이어 대형 유통社도 가세…“연내 시장규모 1조원” 예상도

‘빨리빨리’한국적 특성과 잘맞아
‘60년대 우유배달이 기원’ 분석도

살아있는 전복을 주문 후 불과 8~9시간 만에 집 앞에서 받아 볼 수 있는 것은 빅데이터의 축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의 정확한 예측이 있기에 가능하다. 지금의 물류기업이 데이터에 기반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새벽배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마켓컬리를 비롯한 많은 유통·물류 기업의 새벽배송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40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시장 진입자들도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 등 스타트업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자 롯데와 신세계, GS, 동원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잇달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이런 배송 모델은 미국 아마존에서 벤치마킹을 해 온 측면이 크다. 아마존은 2005년 유료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당일 배송 서비스를 미국 전 지역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배송 서비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분석력이 합쳐진 ‘물류 혁명’의 결과다.

국내에서도 새벽배송의 기원을 찾아볼 수는 있다. 1960년대 서울우유 등의 아침 우유 배달을 새벽배송의 시작으로 보는 이가 많다. 이후 1990년대 녹즙이나 이유식 등 대리점을 통한 건강식 배달 시스템이 배달 시장의 한 축으로 역할을 했다. 2000년대 들어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돼 반찬 및 도시락 배달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주문과 제작·배송 등이 곧바로 이뤄지는 새벽배송과 유사한 유통구조가 대중화됐다.

지금과 같이 주문과 함께 다음 날 배송이 이뤄지는 빠른 배송의 형태는 2014년 3월 시작된 쿠팡의 ‘로켓배송’이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되는 빠른 배송은 당시 아기를 둔 엄마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마켓컬리가 2015년 처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작됐다. 정보기술(IT)의 발달과 좁은 지역,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의 특성이 가장 잘 맞아떨어진 물류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