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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17일(水)
온라인 세대에… 발품 파는 ‘불편함’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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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291포토그랩스에서 모델들이 A2크기의 사진 작품을 진열대에서 손으로 들어 올려 감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사진 고르고… 독립서점 찾고
‘앉아서 클릭’ 익숙한 세대에겐

몸 움직이는 것이 새로운 경험
‘재미있는 불편함’ 새 유통전략


“수백 개의 사진작품을 서랍을 열어 확인해 맘에 드는 것을 선택하고, 나무 액자도 직접 만져보고 질감과 냄새를 느낄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작품이 바뀌는 시즌마다 다시 올 것 같습니다.”

▲  소비자가 가져온 통에 식재료를 담는 오리기날 운페어팍트 모습. 오리기날 운페어팍트 공식 페이스북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의 사진 카테고리 킬러 매장 ‘291포토그랩스’에서 만난 정주희(여·31) 씨는 2만 원에 3장인 A4 크기 사진을 골라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난 11일 문을 연 ‘291포토그랩스’에는 A4 크기 사진 500장이 진열돼 있는데, 작가 정보·사진 제목 등은 사진이 담긴 통을 열어야만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놨다. A2 크기 사진 50장은 아예 사진판을 직접 손으로 들어 올려야만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291포토그랩스는 오히려 이런 ‘불편함’을 표방하고 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 Z세대(1995년 이후 출생)는 온라인 서점을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하는 한편, 단 한 곳에서만 소량 유통되는 책을 구매하기 위해 독립서점을 직접 찾는 세대다. ‘나만 아는 것’을 소비하는 데 대한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서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전략 중 하나로 ‘불편함’이 자리 잡게 된 이유다.

김혜림 롯데백화점 MD전략부문 테넌트MD팀 과장은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일일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게 새로운 경험이고 재미”라면서 “스마트폰과 SNS에서 쉽게 사진을 소비하던 세대를 백화점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불편함의 요소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291포토그랩스의 주 타깃층은 ‘인디 문화’에 익숙한 25세에서 35세의 젊은 층이다. 661㎡(약 200평) 규모의 매장은 사진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면적의 35%) 외에도 서적 공간이 면적의 35%, 스튜디오와 카메라 판매 공간이 각각 15%로 구성됐다.

이주현 테넌트MD팀장은 “오프라인 쇼핑이 온라인에 밀리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온라인에서 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주는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여행, 유·아동 교육, 서점, 스포츠 등을 백화점에서 구현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편해서 재밌는’ 오프라인 쇼핑은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스타필드 코엑스점에 1호점을 낸 삐에로쑈핑은 현재 6호점까지 확장했고, 누적 방문객 수가 300만 명을 돌파했다. 명동점의 경우 주말 평균 방문객이 8000여 명,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40%에 달하는 관광 명소가 됐다. 비결은 ‘재밌는 불편함’이다. 만물상을 콘셉트로 수만 개의 상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원하는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직원들조차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 질서가 없어 보이는 물건 진열대 사이에서 독특한 테마의 물건들을 보물찾기 하듯 발견하는 과정의 재미와 경험이 젊은 세대에게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해외 선진국들은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환경을 위해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도록 만든 유통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의 식료품점 ‘오리기날 운페어팍트’는 제품이 개별포장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직접 집에서 빈 통이나 장바구니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 덜어가는 방식으로 일회용 비닐 봉투와 포장재 사용을 금하고 있다. 미국의 ‘더 필러리’ 등 각국에서 비슷한 브랜드가 확산되고 있고, 최근 서울 성수동에도 유사한 방식의 ‘더피커’ 매장이 문을 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시장은 온라인과 체험형 오프라인으로 양분되고 있다”면서 “체험형 매장은 제품을 체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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