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서 아파트에 불지른 뒤 피신 주민 5명 무차별 살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 오전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어린이를 포함해 이웃 주민 5명을 살해하고, 13명에게 부상을 입힌 피의자의 불탄 집 안(왼쪽 사진)과 사고 현장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정신질환 40대 남성 범행
2명 중상… 총 18명 사상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후 복도와 계단으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에게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12세 어린이 등 입주민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흉기에 찔린 11명 중 일부는 중상을 입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정신질환을 앓은 피의자 안모(42) 씨와 피해자들이 특별한 원한 관계가 없는 점으로 미뤄 ‘묻지마’ 살해 사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안 씨가 고의로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이웃 주민을 마구 찌른 것으로 보고 계획범죄 여부도 수사 중이다.

17일 경남 진주경찰서와 진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2분쯤 진주시 가좌동 주공 3차 아파트 복도와 계단에서 안 씨가 흉기를 휘둘러 금모(12) 양과 김모(여·65) 씨 등 5명이 숨지고 김모(73) 씨 등 2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안 씨의 흉기에 찔린 입주민들은 3∼5층에 살고 있었으며 사상자는 10대부터 70대까지 포함돼 있다. 사망자와 중상자들은 목과 복부, 옆구리, 가슴, 얼굴 등을 수차례씩 찔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 씨가 자신의 아파트와 복도에 불을 질러 주민 7명은 연기를 흡입하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아파트는 복도식으로 총 80가구가 살고 있다.

경찰은 안 씨를 현장에서 실탄과 테이저건을 쏴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진주경찰서로 압송해 조사 중이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안 씨는 정신적인 문제로 이웃 주민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안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4년 전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와 혼자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웃 주민과 종종 층간 소음 등으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시청은 2016년 말 안 씨를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안 씨가 정신질환, 척추질환, 편집성 정신분열증을 앓은 것을 확인했다.

진주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