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발굴장비’ 제재면제… 北 호응할진 미지수

유엔 제재위 ‘예외’승인 불구
南측에 응답않는 北태도 관건

고려 시대 궁궐터인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에 필요한 장비가 대북 제재 예외 승인을 받았다. 정부는 한 달 넘게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대북 제재 예외 승인을 받아내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한이 공동 발굴 사업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우리 정부가 신청한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을 위한 장비의 대북 반출을 제재 면제 대상으로 승인했다. 개성 만월대 사업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내용으로, 정부는 지난 11월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사업에 11억600만 원의 남북협력기금을 편성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만월대 공동 발굴 사업의 대북 제재 면제와 관련한 한·미 간 협의를 완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실제 장비의 대북 반출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남북 사업 대부분이 북측의 무응답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3월 이산가족 화상 상봉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제재 면제를 승인받았다. 우리 측 이산가족 화상상봉장은 지난 3일부터 벌써 개·보수를 시작했으며, 4월 말이면 개·보수 작업이 완료된다. 하지만 남북 간 협의가 진척이 되지 않아 실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생사 확인과 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는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6·25 전사자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사업도 지난 1월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면제 결정이 이뤄졌지만 북측이 아무런 호응을 해오지 않고 있다. 지난겨울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추진된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대북 지원 사업도 우리 정부가 한·미 간 수차례에 걸친 협의로 제재 문제를 해결한 뒤 32억 원의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 분을 확보하기까지 했지만 북측이 이를 받지 않았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