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낙동강변 살인용의자 고문해… 검찰은 묵인”

검찰과거사위 최종보고서
“허위자백 받으려 불법 자행”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낙동강변 살인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고문과 이에 따른 용의자들의 허위 자백이 있었고 검찰은 이를 묵인했다는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사위는 1991년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모·박모 씨가 경찰 조사에서 고문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고문에 따라 이들이 허위자백을 했다는 의미다. 특히 과거사위는 △고문 과정에서 발생한 최 씨의 치아 파절 △부산 사하경찰서 유치장에 함께 있었던 수감자들의 목격진술 등을 정황 증거로 제시했다. 또 과거사위는 이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고문 등 가혹 행위로 허위 자백하였다고 진술했으나 수사검사가 진술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검찰은 송치된 기록 자체를 면밀히 검토했더라도 발견할 수 있었던 각종 모순점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기소하는 과오를 범했다”면서 “피의자의 처벌에만 급급해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소송법의 근본원칙을 외면한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위는 향후 피의자가 자백을 번복할 경우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강력사건의 경우 증요 증거물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까지 보전할 방안 역시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부산 엄궁동 낙동강변 갈대숲에서 30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알려진 사건이다. 용의자로 지목돼 검거된 최 씨·박 씨는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하다 2013년 출소했다. 출소 후에도 이들은 무죄를 주장해왔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