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를 농성장 삼는 민노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공공부문 지도부와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

정규직 전환 요구 연일 시위
文정부 ‘비정규직 제로’ 정책
무리한 과제로 농성만 초래

민주노총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 선언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정부 부처를 농성장으로 만드는 등 ‘무소불위’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을 선언하기 전부터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교육분야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시위가 연이어 벌어졌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과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 전국대학노동조합(대학노조) 등 4개 노조는 교육부를 찾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부에 △정규직 전환 관리·감독 △전체 국립대 정규직 전환에 수반되는 인건비 예산 확보 △직접고용 전환에 따라 절감되는 재원을 무기계약 근로자 처우 개선에 사용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 청사 밖과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교육 분야 기관별 정규직 전환을 총괄하는 교육부는 초·중·고와 대학교, 공공기관 모두 각 고용형태와 여건 및 특성이 다른 데다, 법·제도적으로 정규직 전환 또는 신규 채용을 강제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 1호로 내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가 출발부터 무리한 정책이었다는 지적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2017년부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등에서 1단계 전환을 추진해 2020년까지 17만4000명을 정규직화하고, 2018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자회사 등을 2단계로, 민간위탁기관은 3단계로 순차적으로 정규직화 범위를 넓힌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1단계에선 전환 대상 20만5000명 중 17만7000명, 2단계에선 1만5966명 중 3401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지만, 3단계는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공공부문 민간위탁이 워낙 다양한 데다, 영역별로 성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 위탁 분야 정규직 전환 정책은 이해관계자들과의 합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방침이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란이 끊이지 않자 고용노동부는 17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교수, 변호사, 노무사 등 민간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된 ‘중앙 컨설팅팀’을 발족했다.

정진영·최지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