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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22일(月)
天地光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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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天地者 萬物之逆旅也 光陰者 百代之過客也(부천지자 만물지역려야 광음자 백대지과객야)

천지란 만물의 여관이고 광음이란 백대의 나그네로구나.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의 첫 구절이다. 이백이 33세 전후의 어느 봄날 밤에 꽃이 만발한 화원에서 종형제들과 연회 때 지은 글이다. 그는 먼저 천지란 삼라만상이 잠시 쉬었다 가는 여관이고 광음이란 무수한 왕조를 휙 스치고 지나가는 나그네라고 한다. 이어서 덧없는 인생은 꿈처럼 짧은데 즐거움이 얼마나 되겠냐고 탄식하면서, 아름다운 곳에서 형제들이 모여 천륜의 즐거움을 나누게 됐으니 꽃 아래에서 마음껏 술을 마시며 달에 취해보자고 권한다. 호방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인생의 유한함에 대한 비애가 깔려 있다.

이 문장은 대구로 이뤄져 있으며, 공간과 시간을 의미하는 천지와 광음도 대립되는 개념을 합쳐서 만든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단어가 많은데, 길이를 가리키는 장단, 무게를 가리키는 경중 등이 대표적이다. 무지개를 가리키는 홍예(虹霓)도 수컷과 암컷을 합친 말이다. 서양에 이런 형태의 단어가 거의 없는 것은 이원성을 대립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동양에선 이원성을 대립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상보적인 관점에서도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이 있기에 이런 조어(造語)가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래 정치적 대립과 갈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남북의 분단과 대립도 모자라 남남 대립이 큰 골칫거리가 됐으며, 요즘은 노소의 대립도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 대립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상대를 절대 악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비판은 준엄하게 하더라도 때로는 서로 협조하면서 더 큰 하나를 위하려는 거시적 안목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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