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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9년 04월 22일(月)
우크라이나 TV드라마 속 대통령이 ‘진짜 대통령’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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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은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국민의 종’ 후보가 당명과 같은 이름의 인기 TV 드라마에서 대통령이 된 고교 교사 역을 연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 드라마처럼… 우크라, ‘코미디언 대통령’ 시대 ‘대통령 연기’로 인기를 끌다 2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에서 압도적 우세로 나타나자 키예프에 있는 선거캠페인 본부에서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코미디언 젤렌스키, 大選 승리
부패척결 대통령役으로 큰 인기
기성정치 염증느낀 국민들 몰표

정치 경험 없는 국민배우 출신
反 정부 금융재벌이 선거 지원
자칫 꼭두각시 역할 그칠까 우려


TV 프로그램에서 ‘대통령 연기’만 했을 뿐 정치 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 ‘국민의 종’ 당후보가 2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언론 우크린폼에 따르면 ‘일코 쿠체리프 민주적 이니셔티브 재단’이 전국 300개 투표소에서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젤렌스키 후보는 73%를 득표했다.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던 페트로 포로셴코(53) 현 대통령은 25.5%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실제 중간개표 결과에서도 젤렌스키 후보가 포로셴코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전 5시 45분(한국시각 오전 11시 45분) 75.99% 개표된 상황에서 젤렌스키는 73.06%를 득표하며 포로셴코 대통령(24.60%)보다 3배가량 많은 표를 얻었다.

젤렌스키 후보는 “우리 모두가 해냈다”고 짤막한 소감을 발표하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내게 투표했거나 그렇지 않은 우크라이나 시민 모두에게 감사를 표한다. 실망시키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은 젤렌스키 후보에게 축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나는 집무실을 떠나지만, 정계를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정치 신인인 ‘젤렌스키 돌풍’은 기성 정치인에 대한 염증에서 시작됐다. 중부 크리비리흐 출신인 젤렌스키는 2015년부터 방영된 TV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부패한 정치에 반대하다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된 고등학교 역사 교사 역할을 맡아 재벌 척결 등 개혁 정치를 펼치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선거 공약도 개혁적이다. 그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의 무력분쟁을 끝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담판을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부패를 뿌리 뽑고 세제를 개혁하는 한편 부동산 시장 역시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원칙적으로는 지지하지만, 나토 가입은 국민투표로 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돈바스 지역의 분쟁이 심각한 상황에서 군 최고사령관과 국가안보회의 수장직을 수행해야 하는 대통령직에 정치 무경험자가 올라도 되느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또 젤렌스키는 이스라엘에 망명 중인 반정부 성향 금융재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가 내세운 후보로 간주되기도 하는 만큼 재벌의 꼭두각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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